선한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컬계의 ‘작은 거인’ 김나윤 배우
선한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컬계의 ‘작은 거인’ 김나윤 배우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8.10.30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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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진실된 배우, 희원극단의 대표이자 배우인 김나윤을 만나다
희원극단의 대표이자 배우인 김나윤 대표
희원극단의 대표이자 배우인 김나윤 대표

 

[톱뉴스=김시온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 공연의 끝을 알리는 막이 내려지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배우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좋은 공연을 올려줘서 고마워요‘라는 마음을 배우들에게 전하는 듯 기립 박수는 몇 분간 계속 이어졌다.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 후 겨울을 알리는 찬바람이 찾아온 요즘. 무대 위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배우다운 배우가 있다. 현재 공연 중인 ‘웃는 남자’에서 앤 여왕, '레베카'에서는 '반 호퍼 부인', '마타하리'에서는 '안나'를 연기한 희원극단의 대표인 김나윤(45) 배우다.

수많은 배우가 있지만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모두에게 요구되듯이 자신이 배우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 그리고 명분을 가진 깊이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

오늘 기자가 만나 인터뷰한 김나윤 배우는 크리스천으로서 극단을 운영하며 배우를 하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을 가진 배우로서 누군가에게 도전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훌륭한 배우였다.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 '웃는남자'에서 앤 여왕역을 맡은 희원극단의 대표 김나윤 배우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현재 공연중인 뮤지컬 '웃는남자'에서 앤 여왕역을 맡은 희원극단의 대표 김나윤 배우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사람을 살리는 진실 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나윤 대표는 ‘레베카’ ‘마타하리’ ‘넌센스2’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쿠거’ ‘대장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명성황후’ ‘토요일밤의 열기’…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뮤지컬계의 ‘명품 배우’다.

친근감 있는 외모에 시원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 천연덕스럽게 던지는 대사와 몸짓으로 웃겨야 할 때는 객석을 뒤집어놓고, 진지해야 할 때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어린 시절 피아니스트가 꿈 이였던 김 대표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레슨을 받을 수 없자, 교회에 가면 피아노를 마음껏 칠 수 있다고 생각해 열 살 때부터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다. 피아노 반주와 성가대를 하면서 자연스레 음악과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중학생 시절, 남경읍 이경미 주연의 뮤지컬 '돈키호테'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김 대표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성악과 작곡, 그리고 편곡을 배우면서 기본기를 다진 후 1994년 뮤지컬 '쇼코메디'에서 '전주댁'을 맡아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대표의 인생을 바꿔 놓는 큰 사건이 찾아온다.

“오랜 시간 무명으로 어렵게 지내던 너무 아끼고 오른팔과도 같았던 남자후배가 우울증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충격으로 한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어요.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제게 가수 윤복희 권사님이 ‘네가 잘 돼야 꿈도 이룰 수 있지’라며 따끔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때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그 후 김 대표는 ‘나보다 주변을 돌아보자’라는 마음으로 2007년 ‘He want(그가 원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희원극단을 창단한다. 여기서 ‘He(그)’는 하나님 아버지를 뜻한다. 그리고 ‘김희원’이 본명인 그녀는 ‘김나윤’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게 된다.

“저 희원이 아니고 나윤으로 불러주세요. 이름으로 오해받는 게 싫어서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희원 극단을 창단 후 공연을 올리기에 어려운 상황들이 반복되지만 자신이 일해 번 돈으로 작품을 제작해 무명의 동료 배우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현재 10년이 넘게 공연제작을 이어온 그녀는 “좋아하는 선후배 동료들이 생활고 때문에 무대를 떠나고, 또 오디션에 떨어져서 슬퍼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함께 안정된 조건에서 연기하고 싶어서 아예 극단을 만들었어요.”

”배우 생활을 해오면서 아무리 돈을 많이 주고, 세상 작품 좋은 역을 준다 해도 공허하길래 인생의 목표를 바꿨어요. 하나님 메시지 있는 것을 공연하기로. 요즘 영화와 뉴스, 드라마를 보면 잔인하고 자극적인 메시지들이 너무 많잖아요. 계란으로 바위치기겠지만 선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직접 극단을 만들어서 공연을 제작하고 있어요”

그렇게 올린 작품들이 북한의 지하교회 실상을 다룬 ‘언틸더데이’, 동생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 형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비지트’, 딸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을 쏟는 이야기 ‘아빠의 4중주’다. 이들 작품엔 그녀가 말한 선한 메시지, 복음이 들어있다.

“사실 작품 하나 올리는 데 돈이 많이 들어요. 언제 한 번은 북한의 지하교회 실상을 다룬 ‘언틸더데이’에 투자하겠다는 기관이 있어서 미팅을 나갔는데, 기독교 색채가 너무 강하다며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를 수정하라는 겁니다. 단호히 거절했어요. 전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작품을 만들었거든요”

뮤지컬을 제작한다는 건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적자도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실력 있는 배우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뮤지컬을 제작한다.

지난 3월 부산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학생들이 뮤지컬 '아빠의 4중주' 공연장을 찾았다. 사진은 학생들과 배우들 단체사진 [사진=희원극단]
지난 3월 부산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학생들이 뮤지컬 '아빠의 4중주' 공연장을 찾았다. 사진은 학생들과 배우들 단체사진 [사진=희원극단]

 

김 대표의 비전은 크다.

“십일조를 드리는 마음으로 계속 하나님의 작품 올릴 겁니다. 언젠가는 저와 뜻을 같이하는 크리스천 제작자도 나타나겠죠. 그리고 대학로에 5층 건물 사서 소극장을 만들어 1년 365일 공연하고 문화사역자도 양성할 겁니다. 영화도 제작할 겁니다. 선한 메시지를 계속 전할 겁니다.”

현재 김 대표가 제작한 뮤지컬 ‘아빠의 4중주’는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2017년 9월 대학로 ‘엘림홀‘에서 첫 공연 당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며 기립박수와 뜨거운 호응을 받은 ‘아빠의 4중주’는 전국 중, 고등학생들을 위해 찾아가는 문화공연으로 인기를 받으며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충북대사대부중, 발산중, 부산사대부고, 부산정보과광고. 경북생활과학고등 전국의 30여 곳의 학교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만나 아빠의 사랑의 진심을 나누는 뮤지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전국의 학생들과 뮤지컬 팬들의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뮤지컬 ‘아빠의 4중주’가 영화로 제작된다.

출연 배우로는 아빠 역에 배우 김도하, 딸 채린 역에 한재희를 비롯해 배우 김나윤, 고미서, 이봉균, 정목화 외 희원극단 배우들과 한세대 뮤지컬과 전임교수이자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의 제자 김만희, 도수민이 배우로 참여한다.

이 외에도 뮤지컬영화 '아빠의 4중주'에는 장애인 배우로써 연기력을 인정받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 최초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씨가 출연하여 그 의미를 더하고 있으며, 영화 일사각오 주기철에서 주인공 주기철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이지형과 SBS드라마 해피시스터즈에서 주인공 병숙 역으로 인기를 모은 배우 이예빈이 출연하여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람을 살리는 배우가 되자'가 인생 모토라는 김나윤 대표는 오늘도 밝게 웃으며 말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해요. 왜냐하면 돈은 잘 못 벌지만 공연을 본 사람들이 변하니까. 따뜻하고 좋은 작품 많이 보게해서 희망과 긍정을 갖고 살아가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요"라고.

기자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느낌이 오늘 이 시대 배우로서 분명한 철학과 선한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분투하는 김나윤 배우를 보며 ‘작은거인’을 만난 느낌이었다. 앞으로 그가 만든 뮤지컬에 담겨진 선한 메시지들이 이 사회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행복하게 만들 것을 생각하니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기만 했다.

아빠의 4중주 포스터 [사진=희원극단]
아빠의 4중주 포스터 [사진=희원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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