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서민연료' 등유 7년만에 최고폭 상승…전체 물가는 2.0% 상승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서민연료' 등유 7년만에 최고폭 상승…전체 물가는 2.0% 상승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8.12.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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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두달째 2%대 상승…서비스·도시가스 상승세가 유류세 인하 '상쇄'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018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이 '2018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3(2015년=100)으로 작년 11월보다 2.0% 상승했다.

이를 보면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 소멸, 서비스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두달 연속 2%대 상승했고, 유류세 인하로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이 내렸지만, 서민들이 많이 쓰는 등유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지며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2개월째 1%대를 유지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0월 2.0%를 찍으며 2%대에 올라선 데 이어 11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두 달 이상 연속으로 2%대를 유지한 것은 작년 7∼9월 이후 처음이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산물이 14.4%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0.60%포인트 끌어 올렸다.

채소류 또한 14.1% 올랐다. 농산물과 채소류 가격 상승 폭은 전월(14.1%, 13.7%)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생강(89.8%), 호박(50.5%), 토마토(44.4%), 당근(37.5%), 파(35.6%), 쌀(23.8%) 등의 상승이 가팔랐다.

다만 축산물은 1.5% 하락했다. 달걀(-14.3%), 돼지고기(-4.4%) 등의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 전체로 보면 출하량 증가, 수급여건 개선 등으로 7.5% 올라 전달(8.1%)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다.

공업제품은 1.5% 올라 전체 물가를 0.47%포인트 높였다.

10월(2.0%)보다 상승 폭이 줄어든 것으로, 통계청은 일부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6일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6개월간 약 15% 낮췄다.

석유류는 6.5% 올라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 높였지만 10월(11.8%)보다 상승 폭이 축소된 이유다. 경유는 9.1%, 휘발유는 5.1% 오르며 역시 전월(13.5%, 10.8%)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일 현재 휘발유 ℓ(리터)당 전국 평균가격은 1천484.58원이다. 지난달 1일 평균가격 1천690.17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등유는 16.4%나 올랐다. 2011년 12월 19.0%를 기록한 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등유 개별소비세 인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유류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난방용 등유에 대한 예산 지원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등유와 함께 서민 연료로 꼽히는 연탄은 15.0% 오르며 전달(15.2%)과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1.5% 오르며 전체 물가를 0.06%포인트 끌어 올렸다.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도시가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가격이 인하되면서 올해 10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로 물가가 마이너스였지만 지난달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비스 물가는 1.5% 올라 올해 6월(1.6%) 이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중 개인서비스요금은 2.5% 올라 전체 물가를 0.79%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났다. 외식 물가는 2.5% 올라 전달과 같았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10.4%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3%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1%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유류세 인하 효과가 일부 있었지만 농산물과 서비스 물가가 오르고 도시가스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두 달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9∼11월 물가는 폭염 여파, 기저효과 등으로 1∼8월과 비교해 높은 상승률이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가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해서 협력하는 등 생활 물가 안정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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