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글로벌스쿨 교사칼럼(9), 특별한 여정에서 배운 삶의 가치!
등대글로벌스쿨 교사칼럼(9), 특별한 여정에서 배운 삶의 가치!
  • 박진희 교사
  • 승인 2019.02.0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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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잡고,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은 채 이제는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본교 ‘가온길’이라는 국내순례 여행팀은 2017년 여름부터 기독교 역사를 훑어보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래서 2017년 여름에는 전라도, 그 해 겨울은 제주도, 2018년 여름은 경상도, 지난 겨울은 서울, 경기 지역을 다녀왔다. 팀을 꾸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신 유찬호 교목사님께서는 구한말부터 6.25 전쟁까지가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가장 많이 들어온 시기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 시기를 중심으로 기독교사(史)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관을 확인해 보고 싶으셔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하셨다.

프로젝트 진행은 전적으로 학생들 위주로 진행된다. 교목사님이 지역을 정하신 후 참고문헌과 관련 논문들을 안내해주면, 학생들이 팀을 꾸려 해당 지역에 대한 내용을 책과 논문을 바탕으로 스터디를 진행한다. 그래서 현장에 가면 해당하는 팀이 자료를 준비해서 안내해주고, 기행문을 쓰는 것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 번 참석한 학생도 있지만, 이미 4차가 진행된 만큼 2회 이상 참가한 학생들도 다수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들은 각각 다른 지역을 다녔는데, 선교사님들의 여정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지역에 선교사님들이 들어와서 교회가 부흥하여 제주도로 국내 파송을 하여 제주도에 여러 교회들이 세워지는 등 각각의 지역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동선으로 그려진다. 또 한국 전쟁 당시 인민군에게 피해를 입은 전라도 지역에 갔을 때는 당시 4살이었던 생존자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어 생생한 당시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한 손양원 목사님의 유복자도 만나서 손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학생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이 있었다.

기독교 선조들의 여정을 되밟으며, 치열했던 역사 속에서 치밀하게 생(生)과 신앙(信仰)을 세워갔던 그들의 삶을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과정은 큰 의미가 있다.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전쟁이 나는 상황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가치를 위해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았던 선조들의 삶은 학생들에게 큰 본보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차원의 치열함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어떤 자세와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명확하게 지금 당장 답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어떤 기준을 잡고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자천교회 손산문 담임 목사.
자천교회 손산문 담임 목사.

최근 목숨을 걸고 입시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인기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시키는 대로 살아오다 결국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뒤늦게 깨달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공통된 모습은 의미 없는 ‘최고’의 삶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나 보람이 목적이 아니라, 그 직업이 주는 부가적인 부(富)나 명예, 권력에 집중한다. 그것이 무너졌을 때 그들은 삶의 목적을 잃고 갈 곳을 찾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의 방학 여정은 그들의 인생에서 꼭 필요한 마중물이 되었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만으로도 마른 펌프의 물을 끌어 올리듯이,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차 있을 그들의 미래에 이번 여정은 삶의 바른 의미를 알게 할 생명력을 부어주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에 깊은 샘물이 콸콸 넘칠 수 있도록 열정과 에너지, 꿈과 희망을 쏟아 부을 바른 가치를 세운 귀한 경험이 된 것이다. 이제 그 샘물이 마르지 않도록 계속 펌프질이 필요한 시점이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잡고,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은 채 이제는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박진희 교사(등대글로벌스쿨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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