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글로벌스쿨 교사컬럼(14)] 야생마가 되어 힘차게 달려라
[등대글로벌스쿨 교사컬럼(14)] 야생마가 되어 힘차게 달려라
  • 박진희 교사
  • 승인 2019.06.0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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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녀들이 오로지 1등만을 목표로 달리는 경주마가 되기를 원하는가?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지난 스승의 날 즈음 5~6년전에 등대를 졸업한 한 졸업생이 학교에 찾아왔었다. 그 학생은 졸업 후에 매년 스승의 날 즈음이면 학교에 와서 그간의 안부와 반가운 얼굴을 비춰주는 기특한 학생이다. 이번에 그 학생이 학교에 왔었을 때, 같이 학교를 다녔던 다른 친구들의 근황을 알려주었다. 그 중에 실용음악을 전공한 졸업생이 한 국제학교에서 드럼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필자의 마음은 무엇인가 알지 못할 뭉클함으로 가득찼었다. 그 학생은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학교에 다녔었고, 공부와 진로에 대해서 고민했었던 학생이었다. 그런 학생이 군대를 졸업하고 어엿한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곳이 대안학교였다는 이야기에 필자는 무척이나 마음이 행복했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그 졸업생이 대단한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손가락에 꼽는 대기업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이 다 알만한 밴드의 드럼을 연주하는 것도 아닌데 그 이야기가 행복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필자가 그 이야기에 마음이 뜨겁고 행복했던 이유는, 그 졸업생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다른 사람들이 목적없이 쫓는 부나 명예에 두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이다. 물론 사회에 나가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생활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좋은 일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것보다 대기업의 정규직이 더 좋은 자리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그런 자리와 돈이 우리 삶의 전부가 되고, 삶의 목표가 된다면 그런 삶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내가 선택해서 가는 그 길이 비록 연봉이 많지 않고 좋은 직장은 아니지만, 그 일을 통하여 내가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어쩌면 그 졸업생은 지금의 일터에 만족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인생의 여정 가운데 거쳐가는 하나의 톨게이트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필자가 보았을 때에는 그 학생이 좌우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목적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지 않아서 행복해 보인다.

경주마의 목적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도 없다. 조련사에 의해 통제되고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게 가림막을 눈에 차고 달린다. 경주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결국은 그 세계에서 퇴출을 당하게 된다. 그렇지만 야생마는 다르다. 야생마가 달리는 목적은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길을 달리는 것에 있다. 대자연을 마음껏 누리며 자유롭게 달리기 때문에 생각을 하면서 달리게 된다. 주위를 못보게 막는 가림막도 없어서 360도의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경쟁의 성과에 자신의 인생이 크게 좌지우지되지도 않는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필자가 그 졸업생을 보고 왜 행복감을 느꼈는지 조금이나마 공감이 될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오로지 1등만을 목표로 달리는 경주마가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드넓은 평야를 마음껏 달리는 야생마가 되기를 원하는가? 필자는 사랑하는 우리 자녀들이 사회 안에서 마음껏 자신의 삶을 고민하고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는 야생마가 되기를 원한다. 우리 기성세대가 할 일은 그들의 여정을 응원하고, 함께 동행하면 된다.

등대글로벌스쿨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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