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日 수출규제로 한국기업 피해 발생하면 대응…일본 조치 철회 촉구"
문 대통령 "日 수출규제로 한국기업 피해 발생하면 대응…일본 조치 철회 촉구"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9.07.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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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회의서 日 수출규제 발표 후 첫 공식언급…"맞대응 악순환 바람직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현종 2차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무역제한조치로)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저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직접적인 발언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근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비상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황 진전에 따라 민관이 함께하는 비상 대응체제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며 "청와대와 관련 부처 모두가 나서 상황 변화에 따른 해당 기업들의 애로를 직접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한편으로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무역은 공동번영의 도구여야 한다는 국제사회 믿음과, 일본이 늘 주창해온 자유무역 원칙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조치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일본은 경제력에서 우리보다 훨씬 앞선 경제 강대국으로, 여야 정치권과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셔야 정부·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업과 함께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기적인 대응과 처방을 빈틈없이 마련하겠다"며 "한편으로 중장기적 안목으로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일 양국 간 무역 관계도 더욱 호혜적이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 심각한 무역 수지 적자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품·소재·장비 산업 육성을 국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예산·세제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기업들도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하고 부품 소재 업체들과 상생 협력을 통해 대외의존형 산업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비서실장.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앞쪽 왼쪽은 이호승 경제수석. 앞쪽 오른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비서실장. 오른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앞쪽 왼쪽은 이호승 경제수석. 앞쪽 오른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우리 제조업은 세계 6위 규모를 자랑한다. 제조업 발전은 한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었고, 한국 경제 미래도 제조업 경쟁력에 달려 있다"며 "정부는 제조업 강국 위상을 지키려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발표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제조업은 후발국가로서 초고속성장을 해왔기에 외형적 성장에도 제조업 근간인 핵심 부품·소재·장비를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고 대외요인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의 핵심도 부품·소재·장비 국산화 등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산업 허리가 튼튼해야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계경제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크고 보호무역주의와 통상갈등이 더해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 세계적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중국·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2'의 현재 수준을 유지했다"며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리 경제와 재정 기초가 그만큼 견실하다고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역대 최저 수준 금리로 15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것도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우리 경제의 튼튼한 기초체력을 확인받은 결과"라며 "어려움 해결에 지혜를 모으지 않고 지나치게 위기를 조장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제에 해를 끼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고 대외적 도전에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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