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행 거부 운동 확산…일본행 항공여객 한달새 13% 감소
日여행 거부 운동 확산…일본행 항공여객 한달새 13% 감소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9.07.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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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에 '일본여행 거부운동' 여파 뚜렷…"여객감소 심화 전망"
지난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전국 52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여행 보이콧'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전국 52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여행 보이콧'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국토교통부의 최근 항공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된 7월 중순부터 일본을 찾는 항공여객 수가 급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적 항공사들의 대응도 빠르고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국적사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노선은 공급과잉 문제로 이미 몇 달 전부터 노선 조정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일본 여객 감소 폭이 커지자 노선 감축, 운항 축소, 대체 노선 발굴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여름 휴가가 본격화된 이달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천249명으로 휴가 시즌을 앞둔 한달 전 같은 기간(6월16∼30일·53만9천660명)과 비교해 7만2천411명(13.4%) 감소했다.

'보이콧 재팬' 운동 직전인 6월 하반기(15∼30일)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7월 상반기(1∼15일) 일본 여객은 50만1천122명으로 7.1% 줄었고, 7월 하반기(16∼30일)에는 감소 폭이 13.4%까지 늘어났다.

이같은 일본 여객 감소는 한국인의 일본 여행 취소와 국적사의 일본 노선 감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월 2주차까지는 일본 노선 여객의 큰 변동이 없었지만, 3주차부터 삿포로, 오키나와 등 관광노선 위주로 예약률이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일본 노선 8∼9월 예약율이 전년대비 2%포인트 정도 줄었다"며 "7월 중반 이후부터 예약 취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LCC 업계 역시 비슷한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회사원 황모(37)씨는 "매년 여름휴가 때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는데 올해 선택지에서 일본은 뺐다"며 "지금 같은 시기에 굳이 일본 여행을 할 이유도 없고, 일본에서 기분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돼 가족들과 필리핀 세부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항공업계 움직임도 빨라졌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일본 노선에도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좌석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일본 노선 공급과잉과 여행객 감소 등을 이유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을 연결하는 정기편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 역시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노선은 LCC들이 수익을 올리던 노선이었지만, 공급 과잉으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여기에 최근 일본여행 거부 운동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일본 노선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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