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셰프가 요리하는 술집 '쏘슐랭'…이승준 대표,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기회를 주십시오"
미슐랭 셰프가 요리하는 술집 '쏘슐랭'…이승준 대표,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기회를 주십시오"
  • 김시온 기자
  • 승인 2020.09.0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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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대표, "제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술은 소주"
-미국 CIA 공부 후 몇 년 동안 가슴에 품었던 '쏘슐랭'
마포구 연남동 술집 '쏘슐랭' 이승준 대표
마포구 연남동 술집 '쏘슐랭' 이승준 대표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과 걺맞는 술을 먹고 있으면, 다른 어떤 것과도 대체할 수 없는 행복감이 느껴진다.

마포 연남동 술집 ‘쏘슐랭’은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는 술집이다.

쏘슐랭 이승준 대표는 최고의 요리학교인 미국 CIA를 나와 2017년 월드베스트 순위 1위였던, 미슐랭 3스타이자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평가받는 Eleven Madison Park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접한 요리 노하우로 입에 넣었을 때 맛있고 손님으로 하여금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퀄리티 높은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여 가성비를 높였다.

 

오늘은 쏘슐랭 이승준 대표에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992년생 운동중독자인 사람입니다. 요리는 제 업이고 저는 이로써 술집 사장이 되었습니다. 술을 좋아해 CIA 동문들이 미슐랭 레스토랑에 열심히 먹으러 다닐 때 저는 술집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운동 중독이라 체지방이 10퍼센트 이상 올라가면 스트레스 받고 금주합니다.

 

Q. 쏘슐랭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미슐랭 레스토랑, 즉 파인다이닝에서 일하는 요리사분들이 주변에 참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 대중들이 자신들의 요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다시 외국으로 돌아가는 분들, 혹은 요리는 훌륭한데 생각보다 장사가 잘 안돼서 좌절하시는 분들을 옆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에서 파인다이닝으로는 정말 몇몇의 소수를 제외하고는 사업적으로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선진국 대열에 올라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제는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스페인을 보면 파인다이닝이 매우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세계를 주도한다고 볼 수도 있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냥 ‘정서가 다른 것’ 이라고 말입니다. 오히려 세계 어디를 가도 24시간 술집이 존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IMF가 터지던 코로나가 터지던 술집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술집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술집이라고 하면 무시를 많이 합니다. 제가 술집을 한다고 했을 때도 ‘유학까지 갔다와서 무슨 술집이냐’ 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쏘슐랭’이라는 상호를 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가슴에 계속 품어 왔습니다. 제가 배운 요리를, 감히 술안주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소주를 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멋진 술은 소주입니다.

 

Q. 쏘슐랭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실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던 셰프들의 술집입니다. 이곳은 이자카야도 아니며 포차도 아닙니다. 프리미엄 소주집이자 술집입니다. 파인다이닝의 테크닉과 요리를 대중들에게 쉽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의 쏘슐랭만의 특징이 있다면

저희는 메뉴를 8가지 이상은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탕’요리로 중심을 잡고 육회, 연어와 같은 메뉴는 실제 파인다이닝 수준으로 손님들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희는 요리의 국적을 따지지 않습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무엇이든지 ‘소주’와 어울리고 다른 여타 술들과 조합이 좋다면 가리지 않습니다.

안주와는 반대로 술에 있어서는 종류를 많이 가져가려고 합니다. 기본적인 소주부터 시작해 맥주, 하이볼, 와인까지도 구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저희와 아이덴티티가 가장 비슷한 토끼소주도 입고되었습니다. 토끼소주는 미국인이 브루클린에서 만들어 뉴욕을 휩쓸었던 소주인데, 한국에 반대로 역수출되어 전통주로 분류되기까지 한 소주입니다. 저도 뉴욕에서 요리를 시작했다보니 너무 반가운 술이었습니다.

 

Q. 대표님께서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인 미국 CIA에서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살 즈음에 나중에 뭘 하면 사장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의식주 중에 식인 요리를 업으로 삼기로 마음을 먹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들으면 어처구니없을 수도 있지만 사실입니다. 다행히 요리가 적성에 맞아서 지금에 와서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CIA 졸업 후에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들에서 일하다 보니 긴 근무시간, 열악한 워라벨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고생을 하고있나’란 생각이 정말 많이 들게 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한 것이 결국 자부심과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에 이승준 대표(왼쪽 첫 번째)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에 이승준 대표(왼쪽 첫 번째)

 

Q. 요리를 할 때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이나 철학이 있다면

그냥 입에 넣었을 때 맛있으면 맛있는 겁니다. 요리를 배운 사람이나 미식가들만이 먹었을 때 인정하는 요리라면 저는 싫습니다. 그리고 양 너무 적게 주는 것도 싫습니다. 결국 요리의 본질은 맛도 맛이지만 손님으로 하여금 포만감을 느끼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요리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2017년 월드베스트 순위 1위였던, 미슐랭 3스타이자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고 평가받는 Eleven Madison Park 에 스타지(무급으로 일하는 인턴십) 하러 갔었던 날이 가장 요리인생에서 깊게 뇌리에 박혀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살면서 본 주방 중에 가장 깨끗했습니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 튄 것 없이 엄청나게 깨끗한 주방. 모든 기물이 칼각으로 잡혀있고 모든 요리사들이 엄청난 열정을 갖고 요리하는 주방. 모든 요리사들의 꿈의 주방인 EMP의 주방에 있어 봤다는 것이 평생 자랑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쏘슐랭 벽 한쪽에 있는 저희의 슬로건인 'DRINK IT NICE'는 EMP 주방에 걸려있는 'MAKE IT NICE‘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Q. 현재의 식당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제가 파인다이닝에서 일을 했었다 보니, 술집이지만 쏘슐랭의 일하는 시스템 자체는 파인다이닝과 매우 흡사합니다. 셰프가 오더를 내리고 요리사들이 복면복창하고 ‘예스 셰프’ 라고 콜백을 줍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 자체도 손님들께 보여드리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쏘슐랭을 오픈 주방으로 설계했습니다.

 

Q. 지금도 자기 관리를 위해서 시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가게 준비하면서 정말 미친 듯이 바쁘고 시간이 없길래 온갖 운동기구를 집으로 다 사들였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운동 최소 1시간은 합니다. 정 시간이 없으면 잠자는 시간을 줄입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

여태 존재하지 않았던 컨셉의 술집이라 앞을 알 수 없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설렙니다. 대중분들이 쏘슐랭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쏘슐랭이 대한민국 최고의 술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쏘슐랭에서는 당신의 미각, 후각, 청각, 시각, 촉각을 사로잡고자 합니다. 저희에게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기회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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