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상승에 소비자들 울상…"양파·달걀값이 미쳤어요"
밥상물가 상승에 소비자들 울상…"양파·달걀값이 미쳤어요"
  • 김시온 기자
  • 승인 2021.01.15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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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부진·AI에 한파까지…쌀 16%·대파 46% '껑충'
두부값 최대 14% 인상 예고…설 차례상 걱정도 커져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달걀 가격이 오른 1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 2021.1.12 [사진=연합뉴스]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달걀 가격이 오른 1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 2021.1.12 [사진=연합뉴스]

 

최근 밥상 물가가 심상치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새해가 밝자마자 먹거리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온다.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양파 3∼4개들이 한 망에 4천580~4천980원에 나왔다. 대파는 1봉에 4천280원이나 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유명 제빵 업체의 식빵이 개당 2천 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에는 개당 1천 원대 후반이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차원의 자체 할인 행사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곤 한다"며 "최근 마트 측에서 할인 행사를 거두면서 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납품가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닭 살처분과 일시이동중지명령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달걀값 또한 뛰고 있다.

특히 달걀 한 판 가격은 가장 싼 제품이 6천 원에 육박했다. 대형마트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은 지난해 할인 행사 때 3천 원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은 '금(金)란'이란 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계란 매대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일주일에 한 번 장을 보는데 물건을 많이 사는 편이 아닌데도 가격이 크게 뛴 게 느껴진다"며 "계란 한 판에 7천 원이 넘는 제품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한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AI는 육계보다는 사육 규모가 크고 밀집도가 훨씬 높은 산란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김모(37)씨는 "보통 10만 원 안팎의 장을 보는데, 예전과 비교해 살 수 있는 양이 확 줄었다"며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할인 품목 위주로 손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비자 식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먹거리 가격(소매·상등품·이달 13일 기준)은 최근 품목을 가리지 않고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최근 한파 등이 작황과 공급에 영향을 준 것이다.

쌀은 20㎏에 5만9천870원으로 1년 전보다 15.6% 올랐다. 겨울철 많이 찾는 고구마(1㎏)는 6천42원으로 43.0%, 양파(1㎏)는 2천575원으로 59.6% 뛰었다. 건고추(600g)는 2만1천753원으로 79.3%나 올랐다.

대파(45.5%), 미나리(15.3%), 깻잎(13.1%), 파프리카(5.8%), 시금치(18.3%) 등도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설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수요가 늘어나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소비자들의 설 차례상 준비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식품업체는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풀무원은 최근 주요 유통업체들에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각각 8∼14%, 8∼10%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구체적인 인상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와 폭우 등으로 콩 생산량이 20% 가까이 급감해 원재료 가격이 15% 정도 올랐다"며 "유통업체들과 가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카콜라음료는 올해 1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팔리는 코카콜라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해태htb는 평창수 생수와 '갈아만든 배' 1.5ℓ 가격을 각각 100원, 400원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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