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과 동시에 명품화장품인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바비브라운, 샤넬, 디올 등 피부에 좋다고 하는 스킨케어/색조 제품은 다 써봤다. 광채 나는 쫀쫀한 피부표현과 투명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었다.
몇 년 후, 투자한 만큼 피부표현이 되지 않았고, 피부가 거칠게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화장품을 하나씩 체크하던 찰나, 직감적으로 제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명품화장품 알코올 스킨’
왜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미친 듯이 그 알코올 스킨 성분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결국 알코올이 내 피부 장벽을 완전히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알코올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유해성분들이 고가화장품에 함유되어 있음을 알았다. 내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알코올 스킨과 더불어 다른 명품화장품에 조금이라도 유해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면 전부 내다버렸다.
화학과 입학과 동시에 화장품 성분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많았다. 화장품학 수업부터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가지 마라】 책 섭렵, 논문 연구 등은 성분에 대한 진실을 알게 해주었다. 직장에서 화장품 품질관리 제반 사항을 이해하는 화장품책임판매관리자가 되었다. 현재는 뷰티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다.
지금 내 화장대 위 기초제품들은 백화점 라인이 아닌 로드샵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 이니스프리 그린티 라인은 n년째 꾸준히 쓰는 아이템으로 자리한다.
알코올 성분은 닦거나 흡수시켰을 때 일시적으로 시원하고 유분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어 지성피부가 선호할 수 있다. SD 알코올(SD alcohol), 변성 알코올(denatured alcohol), 이소프로필 알코올(isopropyl alcohol) 등의 휘발성 알코올이 그 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건조함, 피부 미생물 전체 장벽 표면 파괴, 추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너진 장벽을 재생하는 동안 피부 스트레스가 증가해 온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모든 알코올 성분이 유해한 것만은 아니다. 세틸 알코올(cetyl alcohol), 스테아릴 알코올(stearyl alcohol), 세테아릴 알코올(cetearyl alcohol) 등과 같은 지방 알코올은 건성 피부에 좋은 성분이며, 소량으로도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좋은 질감을 제공한다. 제품의 성분 간의 상호작용에 유익하여 성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피부 친화적인 알코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은 피부를 손상시킨다. 피부에 유분이 많은 경우, 알코올 기반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의 유막을 제거해 즉각적 무광택 마감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일 뿐이며 결론적으로 피부막이 손상되고 모공이 커진다. 결국 즉각적 탈지 효과가 상쇄되어 지성 피부가 더 기름지게 된다. 쳇바퀴 돌아 더 기름기를 유발한다.
알코올은 피부 보호 표면을 손상시키고, 건강한 피부에 필요한 필수 물질을 고갈시켜 지성 피부를 악화시킨다는 점이 최종 결론이다. 피부 친화적 대안으로 알코올이 아닌 수백 가지 성분이 있으므로 우린 더 이상 알코올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피부에 닿는 제품 중 알코올을 사용해도 되는 유일한 제품는 손 소독제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가장 효과적으로 죽이기 위해 최소 60% 알코올(에탄올) 성분이 필요하다. COVID-19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건강 보호 목적으로 꼭 필요한 제품이 됐다.
스마트컨슈머(smart consumer)를 넘은 체크슈머(checksumer)가 놓쳐서 안되는 첫 번째 성분은 알코올이다. 아는 만큼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