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대표와 관리자와의 이원구조로 운영되어야...
[칼럼]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대표와 관리자와의 이원구조로 운영되어야...
  • 구혜영 교수
  • 승인 2021.03.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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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구혜영(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구혜영(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행정안전부에서 입법예고한 자원봉사활동기본법의 개정안을 계기로 지역사회 자원봉사센터의 기능과 위치 그리고, 조직형태에 대한 정확한 자리매김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원봉사센터의 목적과 역활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운영의 형태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현재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의 자발적 봉사조직’이라는 관점과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관점으로 나뉘어져 있다.

최근들어 자원봉사센터를 '중간지원조직'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중간지원조직이란 관(官)과 민(民)의 사이(중간)에서 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발성과 민주성의 의미를 담은 ‘자발적인 봉사자들의 집합체’로서 자원봉사센터라는 정의를 설명할 경우, 자원봉사센터의 본래적 정신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자원봉사센터를 '자발적 봉사조직'이라고 말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모양새를 갖는다. 현재 자원봉사센터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대표가 아닌, 행정의 책임자이자 관리인력이 대표격의 센터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하는 조직으로, 행정이나 관리가 중심이 될 수 없는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중심을 이루고 있음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자원봉사 철학과 가치에 둔 자원봉사센터의 조직형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들 스스로가 봉사자 중심의 조직을 민주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여, 이들이 대상으로 하는 수혜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자원봉사자들의 권익과 사회적 인정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로 갖고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누가 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이 되어야 할까?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들이 스스로 민주적 선거과정을 통해 선출한 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이 배출될 때 진정한 민중심의 거버넌스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무보수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하는 조직인 자원봉사센터의 센터장은, 봉사자들 속에서 선택된 사람이, 더 훌륭히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한 무보수ㆍ비상근ㆍ임기제 센터장이니, 외부의 정치적 입김에도 상당부분 독립적으로 센터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법인의 형태를 갖는 지역의 자원봉사센터라면 이사장이 센터장을 겸하게 해서 총회에서 직접 이사장(센터장)을 선출하게 해야 한다. 민간위탁의 경우에는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자원봉사회를 조직화하여 회장이 센터장을 겸하게 해서 총회에서 직접 회장(센터장)을 선출하게 해야 한다. 관직영의 경우에도 이와 동일하다.

반면, 관리인력은 상근하는 유급의 자원봉사관리전문가로서 일정한 안정된 보수와 대우를 받고, 봉사활동의 주체인 봉사자들과 봉사단체를 양성ㆍ원조하는 행정적 사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자원봉사센터의 관리인력의 최고책임자는 사무국장(기초) 혹은 사무처장(광역)으로 일정한 학력과 경력, 자격을 통해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자로서 공개채용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사무국장이나 사무처장은 이사회의 임원이 될 수 없는, 사무국(사무처) 직원의 개념으로, 센터 직원들과 함께 정년을 보장받는 전문인력이 되어야 한다. 관 직영의 경우에도 자원봉사팀장이 자원봉사 행정책임을 대행하게 하되, 자원봉사, 시민단체, 사회복지 관련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을 관리자로 우선적으로 배치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원봉사 전문성과 지속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무보수의 자원봉사자와 유급직원인 자원봉사관리자로 이원화된 조직구조가 자원봉사센터 내에서 운영되도록 해야 자원봉사생태계에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렇게 되어야 자원봉사센터가 ‘자발적 봉사조직’ 이자 ‘중간지원조직’의 두 가지 특성을 다 갖춘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유급직원인 센터장이 마치 자원봉사활동의 주체인 자원봉사자들의 대표처럼 활동하고 있으니, 누가 자원봉사센터의 주인인지 헷갈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원봉사센터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들은 공공서비스 제공의 도구, 관리의 대상으로 전락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수고하셨습니다, 상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봉사시간을 *시간으로 입력해드리겠습니다'와 같이 관리자들이 주는 인센티브나 인정에 길들여지는 자원봉사자가 되고 만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자원봉사협의회나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에서 12월 5일 즈음해서 개최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도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수고하셨습니다. 상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해주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주체가 되어 '우리 봉사활동 열심히 잘 했어, 우리 너무 멋져. 우리 봉사활동에 행안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협조해 줘서 고마워' 라는 관점에 포인트를 두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자원봉사자가 주인의식을 갖고,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주체, 어려운 이웃들의 동행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중심이 되는 조직’으로 그 대표성을 가져야한다. 이와같이 자원봉사센터에서의 봉사자대표와 직원(관리자)들과의 조직 이원화 인식의 시작이, 봉사자들에게는 주인의식과 역량강화를, 센터직원들에게는 전문성과 직업적 안정성을 가져오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구혜영(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광진구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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