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필계의 에르메스” 전세계 유명 수학교수들이 열광하는 하고로모(Hagoromo), 한국대사관에서도 관심 기울여
“분필계의 에르메스” 전세계 유명 수학교수들이 열광하는 하고로모(Hagoromo), 한국대사관에서도 관심 기울여
  • 공지혜 인재기자
  • 승인 2021.07.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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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로모(羽衣) 제품, 국제문구전시회(일본 도쿄빅사이트)에서 한국브랜드로 첫 선을 보이다
-신뢰로 이어진 회사 하고로모, 한일 양국 간의 가교역할이 기대

지난 6월 30일(수)~7월2일(금) 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오다이바(お台場)에 위치한 국제무역전시관 도쿄빅사이트(東京ビッグサイト)에서 개최된 국제 문구제지/ 베이비&키즈/ 패션잡화/ 헬스&뷰티굿즈 관련 EXPO가 성황리에 그 막을 내렸다.

일본국제 문구제지/ 베이비&키즈/ 패션잡화/ 헬스&뷰티굿즈 관련 EXPO
일본국제 문구제지/ 베이비&키즈/ 패션잡화/ 헬스&뷰티굿즈 관련 EXPO

 

 

코로나19와 여름 장맛비로 인해 입장객이 적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회장은 사람들로 북적 였다.

 

 

 

 

대부분 일본 현지 업체에서 참여를 많이 하였고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들은 팬데믹 (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상태) 영향으로 일본에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여 대부분 통역관들이 영업까지 담당을 했는데 화상 회의시스템(주로 ZOOM이나 Teams 를 사용)으로 한국에 있는 오너들과 실시간 소통을 하며 전시를 이끌어 나갔다.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부스들
한국에서 진출한 기업부스들

 

 

 

여러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출점을 했지만 유독 독특한 이력의 역사를 가진 한 브랜드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대사관 쪽 관계자 뿐만 아니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본부장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이 브랜드의 이름은 하고로모(Hagoromo).

 

 

하로모로? 하고로모?  일본 브랜드?

하고로모(羽衣) 라는 브랜드는 실제로 일본 나고야에서 1932년 부터 생산되어 오던 명품 분필로서 미국 스탠퍼드 대와 컬럼비아 대 저명한 수학 교수들 사이에선 초크계의 롤스로이스, 에르메스로 불릴 정도로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석고로 만들어진 타사 제품과 달리 하고로모 분필은 탄산칼슘으로 만들어 인체에 무해하며 굴 껍질을 비롯해 6~7가지 재료로 반죽을 하루 숙성한 뒤 도자기 굽듯 정성 들인 작업으로 만들어졌기에 판서 시 부드러우며 가루 날림이 적고 잘 부러지지 않아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중 형광색으로 개발된 상품들이 온라인 수업이 대세인 요즘엔 더욱 인기라고 한다.

 

화면통해서도 잘 보이고, 멀리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도 선명히 잘 보여 가르치는 학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에 웬만큼 유명한 인터넷 강사들은 대부분 하고로모 분필을 사용한다고 한다.

3대 째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그 명맥이 창업자의 손자인 와타나베 타카야스(渡部隆康)사장의 건강악화로 2015년 공장 문을 닫으며 생산이 중단 위기에 놓이자 그 소식을 접한 세계 각국의 수학교수들은 "수학자에게 최고의 도구"가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10년치 분필을 사재기 해놓는 등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의 하고로모 분필에 대한 애정을 과감없이 표현했다.

그것은 59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Great Big Story] 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영상으로까지 제작되었으며 그 영상에선 하고로모초크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업인수인계가 되었기에 생산중단에 대해선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도하는 부분도 나온다.

 

해당 영상: https://youtu.be/PhNUjg9X4g8 화면 캡쳐
유튜브 화면 캡처

 

분필, 초크는 학창시절 학교에서나 보던 선생님들만의 고유 아이템이었기에 추억을 되새기며 호기심 갖고 부스를 기웃거렸다.

바이어들은 하고로모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놀라워 했으며 특히 가볍게 지나가시려던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에서 일본의 분필 기업을 한국의 수학강사가 인수해서 모든 기술과 고유가치를 한국 기업에서 보유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접한 뒤로 소식이 궁금했다하며 관심을 보였다.

 

왼쪽부터 한국대사관 상무관 / 필자/ 이애린과장/ 이수기 사장/ 오른쪽: 한국코트라 본부장
왼쪽부터 한국대사관 상무관 / 필자/ 이애린과장/ 이수기 사장/ 오른쪽: 한국코트라 본부장

 

 

원래 일본의 제품이었던 것을 이제는 역수출하여 일본에 판매하게 된 한국 기업의 제품이다 보니 동행하신 코트라 본부장님 역시 관심을 갖고 이것 저것 물어 보셨을 정도로 하고로모(Hagoromo) 는 매력적인 브랜드였고 전시 기간 내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본인 입장에서는 자국의 기술과 브랜드 가치를 한국에 뺏겨 버렸다 생각이 들수 있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 명성을 유지해온 이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인정하고 애정하는 사람에 의해 그 기술 그대로 유지해서 일본에서 첫 탄생되었던 탄생 배경을 더하거나 빼는 것 없이 솔직하게 세상에 있는 그대로 설명해주니 그들에게도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 입장에선 이미 유명한 이 하고로모가 이젠 한국브랜드라 소개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되었고, 전세계 하고로모 팬들 역시 앞으로도 계속 명품 초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제품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 입장에서 봐도 역시 만족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작년에 작고한 하고로모 창업자의 손자 와타나베 타가야스 사장과 한국의 유명 수학강사였던 신형석 대표(주식회사 세종몰)의 이야기는 NHK나 아사히 신문등 일본의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다룰 정도로 유명했다.

 

 

아사히 신문 화면캡쳐
아사히 신문 화면캡쳐

 

 

일본의 업체들은 분필제조 기술만 전수 받기 원했지 하고로모(羽衣-날개옷 : 최고의 명품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이름) 라는 이름은 사용하지 않으려 해서 당시 와타나베 대표는 그대로 폐업 수순을 밟으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수학강사이자 하고로모의 왕팬이었던 한국의 신형석 대표는 일본으로 건너가 와타나베 사장을 설득해서 기업 정신, 브랜드 이름, 각종 기계 설비 등 모든 것을 그대로 이어받는 조건으로 해당 기업을 인수했고, 와타나베 사장은 말도 안되는 헐값에 공장의 기계까지 모두 그에게 넘겼다. 믿고 맡겨준 와타나베 사장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신대표는 끊임없이 상품개발 연구 및 제품 홍보를 했으며 회사를 확장시켜 나갔다.

와타나베 전 하고로모 대표가 작고 한 지금, 신대표는 다시 그것을 일본에 역 수출하여 기존 고객들에게 인사도 할 겸, 하고로모의 재탄생을 세상에 알릴 겸 이번 국제문구전시회에도 제품을 선보였다.

일본인인 하고로모의 고 와타나베 타카야스 대표와 신뢰관계(信頼関係)로 사업을 전수받게 된 신대표는 동일하게 동경 고토구(東京江東区)에 위치한 주식회사 지니넷(株式会社ジニーネット)의 이수기 대표와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이 대표의 신뢰와 열정에 대해 소문으로 익히 듣고 하고로모 일본 지사를 맡기게 되었다.

 

바이어와 계약 관련 상담 중인 이수기 지니넷 대표
바이어와 계약 관련 상담 중인 이수기 지니넷 대표

 

이대표의 열정적인 상품 설명에 많은 고객들이 하고로모 전시부스를 찾았고, 계약관련 상담을 위해 수많은 명함이 오갔으며 다른 부스에서도 와서 보고 갈 정도로 이번 국제 문구전시회에서는 세종몰의 하고로모가 단연 돋보이는 부스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본은 “신뢰의 나라”로 유명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신진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 상대방이 얼마나 오랜기간 신뢰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에 따라 거래처가 형성되고 관계가 유지되며 주변에 소개 형식으로 사업이 진행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신뢰”가 기본 밑받침이 된 상태라면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레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한다.

일본에서 태어난 브랜드 하고로모는 앞으로 [K-Brand]이라는 새옷을 입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 회복에 가교(架橋)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전세계에 K-Brand를 널리 알리는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것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지혜 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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