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오 목사의 '설교클리닉' 감동 스토리
박순오 목사의 '설교클리닉' 감동 스토리
  • 편집국2
  • 승인 2015.06.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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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의도, 설교로 목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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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서 택해진 본문을 해석하여 작성하고 이를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성경이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설교는 들려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설교 사역은 설교를 준비하여 선포하는 설교자 뿐 아니라 설교 말씀을 듣고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회중이 모두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교회의 모든 사역 중 가장 중요하고 광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설교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국 국왕 조지 5세가 의회의 개회에 맞춰 라디오 연설을 하게 되었는데, 그 연설은 신대륙에까지 중계되도록 준비된 것이었다. 막 연설이 시작되는데 갑자기 뉴욕 지국에 설치되어 있던 케이블이 끊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불통된 케이블을 원상 복구하는 데는 최소 20분 이상은 소요되는데 그러면 국왕의 연설은 다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 해롤드 비비안이라는 젊은 기술자가 있었는데. 그는 그 순간에 다른 선택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의 손을 뻗쳐 끊어진 케이블의 양끝을 움켜쥐었다. 250볼트가 넘는 전류가 그의 몸을 꿰뚫었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격렬한 고통이 엄습했다. 그래도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왕의 음성을 듣게 하기 위해 그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케이블을 붙들었던 것이다.
 
 
 
설교가 무엇인가? 설교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그 긴급한 순간에 자신의 몸을 250볼트 전류의 통로로 삼기 원했던 청년의 고투는 바로 교회의 강단 위에서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의 음성을 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설교자의 몸부림이 아니겠는가?
 
 설교는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말씀이다. 설교는 무엇보다 먼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그 중심에 위치하는 삼위일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설교를 통해서 성부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선포하며, 인류를 죄와 사망에서 구속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오늘도 우리 속에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임재와 역동성을 선포하여야 한다. 이런 영광스런 메시지를 설교자는 교회의 신자들과 또 세상을 향하여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교회 안의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교회 밖 세상과 온 우주 만물의 주님이 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설교는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운 하나님의 행위이다. 그 일에 부름받은 설교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일에 수종들고 있는 것이다. 청교도 경건주의자인 카턴 마터는 사역자들을 위해 쓴 그의 책의 부제를 “트럼펫을 울리기 위해 준비하는 천사들”이라고 달았다. 그리고 20세기의 대표적인 강해설교자 로이드 존스는 그의 책 “목사와 설교”의 첫 문장을 “설교 사역은 인생이 받을 수 있는 소명 중에서 가장 고상하고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소명이다” 로 시작하고 있다.
 
 
 
 설교가 유한한 존재들에게 영원을 안겨주며 땅 위의 인생들에게 하늘을 가져다주는 고귀하고 영광스러운 사역이라면 우리는 청중들을 향한 잭 하일즈 목사님의 말에 아멘으로 화답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의 종이 강단에 가까이 갈 때에는 천사들도 날지 못하게 하고, 어른들을 경청케 하며, 아이들은 귀를 기울이게 하고, 젊은이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여야 합니다. 설교자가 강단에 설 때에는 천국이 응답하고 지옥이 떨도록 전 교회의 모든 성도들은 거룩함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럴 때 영원한 모든 것은 떨며 사탄과 그의 사자들은 두려움으로 흠뻑 젖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고귀하고 영광스러운 설교 사역을 훈련 없이는 절대 감당할 수 없다. 설교자가 가지는 엄청난 긍지는 안수 받았다고, 직분 받았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무릎 꿇고 주님 앞에서 몸부림친 시간에 비례하며, 성경 구절을 붙들고 씨름한 땀방울의 양에 정비례한다. 그리고 말씀의 대양에서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항해 기술을 먼저 익힌 노련한 선장에게서 배움으로써 우리도 사탄을 떨게 하는 설교자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2박 3일의 설교 클리닉! 비록 짧은 시간의 훈련이지만 설교의 체계적인 조직, 본문의 의도에 충실한 설교 작성에 대해 도전 받는 기회로는 충분한 시간이다. 나눔과기쁨의 사역자(나누미) 목사들이 월요일 첫 시간에 설교클리닉에 참여하는 소감을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대개는 덤덤한 마음으로 혹은 주위 분위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너무나 다양한 세미나의 경험 때문에 나눔과기쁨의 설교클리닉 또한 그 중의 하나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그들이 닫힌 마음으로 첫날 밤에 슬그머니 귀가해버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개 첫시간에 설교에 대한 간단한 개요를 강의한 다음, 곧바로 실습에 들어간다. 성경 본문을 임의로 정해 칠판에 써 놓고 참석자들에게 10분 내로 제시된 본문의 제목과 대지(주로 3대지)를 작성케 한다. 결과는 대부분의 경우 참혹하다. 1기 때나 2기 모두 전원이 낙제점을 받았다. 다시 말하면 주어진 본문에서 본문의 의도에 충실한 설교 제목과 대지를 작성하는 일에 있어 거의 모든 나누미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월요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참석자들의 마음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클리닉을 계속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리하여 저녁 식사후 계속되는 3시간 정도의 강의와 실습을 통하여 본문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설교 제목과 대지를 만들어내려고 애를 쓰는 귀여운(?) 모습을 본다. 본문의 의도를 떠나서는 안 된다, 설교로 목회하라,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를 전하도록 하라 등등, 기본적인 강조점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거듭 강조하는 강의를 펼친다. 제목과 대지, 그리고 대지에 대한 적용적 해석에 대한 강의를 받고 실습을 하며 설교의 기본을 익히는 월요밤은 전체 클리닉 2박 3일중 제일 중요한 시간이다. 참석자들은 적어도 성경 본문 두 곳을 과제물로 받아 월요밤 수면시간을 단축하여 제목과 대지를 작성하도록 요구받는다. 작성된 제목과 대지는 화요일 오전에 다른 참석자들 앞에서 발표하고 강사의 예리하면서도 비판적인 지적을 받게 된다.
 
 
 
화요일 아침이다. 모두들 기대에 찬 눈빛으로 모여든다. 각자 작성한 과제물은 참석자들 숫자만큼 복사를 하여 각자 한 부씩 나누어가진다. 지난 2기 클리닉 때는 피아노 반주자가 마땅치 않아 강사인 필자가 직접 간단한 복음송가로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며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는 경건의 시간을 가졌다. 간단한 강의, 관찰서론에 대한 추가적 강조, 특히 FCF(Fallen Condition Focus)의 중요성 등을 설명한 후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첫 대지까지 설교 전달을 실습한다. 이때 강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다. 전달자의 자세, 눈빛, 목소리, 말하는 습관 등을 지적하고, 특히 웅변식을 지양하고 성우식으로 설교하도록 거듭 강조한다. 한국 목사님들의 대부분은 웅변식에 길들여져 있어서 이 면에서는 각자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1기에서도 그러했지만 2기에서도 화요일 아침의 설교 평가는 거의 모두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나눔과기쁨의 설교클리닉의 기준으로 O, ∆, X를 적용한다면 거의 모두 X 점수를 받는다. 원리적으로 아는 것 같아도 실제 본문을 만나 스스로 작성해보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다. 참석자들의 마음 속에 클리닉에 대한 개념, 강사에 대한 재평가 같은 것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시간이기도 하다.
 
강의는 계속된다. 화요일 오후에 필자는 특히 나눔 정신을 보여주는 성경 구절을 택해 실습에 사용하며 참석한 나누미들로 하여금 나눔과기쁨의 스피릿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 수많은 성경 구절이 우리에게 이웃 사랑을 가르치고 있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주로 구약의 구절들을 택하여 성경적 상징주의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쉽게 설명하려 애를 쓴다. 본문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으려면 제목을 본문에서, 그리고 대지를 본문에서 그대로 또는 함축적으로 가져와야 한다. 작성된 대지는 회중에게 적용하기 쉽도록 직역 또는 의역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하고, 설교자는 제목과 대지와 해석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본문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고 분명한 어조로 주제를 전하고 그 결과 처음부터 설정된 설교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2박 3일은 길지 않다. 화요일 오후와 저녁 시간에 각 대지별로 세 문단으로 된 적용을 작성하되 첫 문단(적용1)은 주로 본문에서, 둘째 문단(적용2)은 다른 성경에서, 그리고 셋째 문단(적용3)은 예화나 기타 자료를 사용하여 그 대지가 제목이 주는 범위를 떠나지 않도록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 필자는 구약의 모세 오경에서부터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의 순서대로, 그리고 신약성경의 사복음서와 사도행전, 서신서, 계시록에서 성경구절을 뽑아 제목과 대지와 해석, 그리고 1대지 적용을 작성하는 연습을 되풀이한다. 화요일 밤의 홈웍(Homework)은 좀더 수준을 올려서 제목과 대지가 함축적인 것이 될 수 있는 구절을 두 개 이상 제시한다. 참석자들은 이날 밤에도 한 시간 이상 잠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수요일 아침. 모두들 지난 밤의 과제물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최후의 강의를 마치고 한 명씩 나와 전달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1기와 2기의 경우 모두 화요일 하루 만에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 확실히 드러났다. 하루 전에 불합격하던 이들의 실력이 시간 시간 일취월장하여 60% 이상이 합격점을 받기에 이르렀다. 참으로 놀라운 성장체험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2박 3일의 설교클리닉 훈련받은 소감을 작성한다. 어떤 이는 자신의 심경변화를 적나라하게 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신의 그동안의 설교를 반성하며 앞으로 본문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설교를 작성 전달하리라 굳게 다짐하기도 한다.
 
이어서 우리는 서울본부에서 급히 만들어온 수료증을 나누며 축하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함께 사진도 찍고 설교클리닉 밴드를 열어 향후 우리의 설교들을 올리고 서로 평가하며 도와주고 서로의 소식을 나누는 친교의 공동체를 만든다.
 
“본문의 의도가 중요하다, 설교로 목회하라, 있는 그대로의 말씀을 먹으라, 나는 설교자다 라는 긍지를 한시도 잊지 말라” 등등 클리닉 내내 강조했던 말들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기수별로 더욱 뭉쳐서 내일을 약속하는 즐거움이 크다. 우리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함께 모여 그동안의 진보를 점검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클리닉을 가질 예정이다.
 
나눔과기쁨은 기독교 NGO로서 자비 사역, 복지사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균형잡힌 영성이다. 목회자로서 우리는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능력 있게 전하는 설교자이어야 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실천하는 나누미여야 한다.
 
그동안 설교클리닉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수고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전국을 삼등분 또는 사등분하여 서너곳을 클리닉 근거지로 삼고 예정된 날짜를 공지하여 누구든지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우리는 한 손에 예수님 사랑을 실천하는 복지와 다른 한 손에 하나님의 불방망이와 같은 말씀을 소유한 영성을 고루 갖춘 균형잡힌 사역자의 모습을 향하여 달려간다.
 하나님의 말씀이여, 영원하라! 나누미들이여, 설교로 목회하라!
 
박순오 목사 (나눔과기쁨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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