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도쿄 여행 온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도쿄 여행 온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9.04.20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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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EBS
사진 : EBS

 

[톱뉴스=이가영 기자] 20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원제: Lost In Translation)가 방영된다. 

2003년 작품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연출하고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등이 출연했다.

영화의 주된 주제는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직장, 인간관계에서 방황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적, 감정적, 영적 방황까지 모든 형태에 있어서의 방황을 다루고 있다. 샬롯과 밥은 둘 다 길을 잃은 영혼들이다. 그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그저 이름뿐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영화에서 샬롯은 남편 존을 따라 일본에 왔지만 존은 시종일관 아내와 떨어져 있으려고만 하고 그녀의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중년의 유부남이자 왕년의 스타인 밥도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한다. 서로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 슬픔과 지루함은 공통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와 있는 곳은 머나먼 나라 일본이다. 인종도, 문화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에 왔기 때문에 샬롯과 밥은 서로의 존재를 찾게 됐다고 볼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영화의 또 다른 주제는 ‘소통’이다. 우리는 화려한 도시에 살면서 얼마나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사는가? 지인과 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던 샬롯과 밥은 점점 친해지면서 편견과 경계심을 버리고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된다. 결국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현대사회에서 인생의 의미와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실제로 대스타였지만 한때 커리어가 주춤했던 빌 머레이와 지금은 헐리우드의 여신으로 발돋움한 스칼렛 요한슨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둘이 가라오케에서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서양인의 시각으로 본 일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감독인 소피아 코폴라는 20대 때 실제로 일본을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일본의 대도시 풍경을 카메라에 리얼하게 담아냈고, 인종차별적이라기보다 서양인으로서 느끼는 문화적 충격을 솔직하게 표현해냈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실제로 일본어 통역 문제가 있었다고 하며, 영화 일부는 즉흥연기로 이뤄지기도 했고 대사도 수시로 수정됐다고 한다. 엔딩 부분에서 밥이 샬롯에게 속삭이는 부분도 대본에 없는 대사인데 코폴라 감독은 일부러 둘만이 아는 대사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한다.

영화는 사운드트랙 앨범 또한 호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슈게이징 밴드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케빈 쉴즈가 쓴 곡들과 함께 일본 뮤지션 및 일렉트로닉 계열 뮤지션들의 곡들이 영화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EBS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20일 밤 10시 55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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