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이기 시작한 강남…'흔들리나'
매물 쌓이기 시작한 강남…'흔들리나'
  • 김시온 기자
  • 승인 2020.10.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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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하락장은 시기상조' 의견 많아
서울의 아파트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아파트들 [사진=연합뉴스]

 

한국감정원이 15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달 이상 집값이 제자리에 머무르며 극심한 눈치보기를 해 왔던 서울 강남권에서 최근 급매물 위주로 주택이 거래되면서 호가가 수천만원씩 낮아지고 매물도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이달 둘째주(12일 기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아직 본격적인 하락 전환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이 많지만 완강한 강보합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시장의 향배가 주목된다.

앞서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8주 연속 0.01%를 유지하다 지난주 0.00%를 기록하며 보합으로 내려섰고 이번 주엔 마이너스 변동률로 전환된 것이다.

하지만 강남4구 변동률은 전 주와 같이 0.00%로 변함없었고 서울은 8주 연속 0.01%의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주간 상승률은 7월 둘째주 0.63%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려서 이달 첫째주 0.24%까지 하락했다.

강남권에선 소폭이지만 호가가 내려가는 단지도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7㎡의 경우 그동안 22억5천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으나 22억원, 21억7천만원 등으로 내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급매로 나오는 물건이 가격이 다소 내려가고 있다"며 "전용 77㎡는 22억2천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조정되면서 잘만 협상하면 21억원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84㎡)는 23억~23억5천만원으로 호가가 유지됐으나 최근 수천만원 내린 매물이 나왔고, 강동구 고덕주공(84㎡)도 12억4천만원까지 올라갔던 호가가 2천만~3천만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처 관계자는 "잠실 대규모 단지에서 실거래가와 호가가 다소 내려가면서 매수 문의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북구 수유동이나 금천구 가산동 등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하락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으며, 매물도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이달 5일 3만6천987건이었으나 이후 계속 쌓여 이날 4만1천577건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강남4구에서는 1만1천50건에서 1만2천223건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경기도의 경우 7만8천167건에서 8만5천35건으로 증가했고, 수도권 전체적으로 보면 매물이 13만6천72건에서 15만58건으로 늘었다.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대폭 강화했고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을 높이는 로드맵 발표도 목전에 두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가 내년 6월 시행되는 만큼, 그 전까지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집은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은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구의 한 주 변동률이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집값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아직은 여전히 '똘똘한' 집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있고, 시장을 관망하는 강보합세가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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