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돈에 눈이 먼 ‘꼼수’가 ‘역사왜곡’에 발목을 잡힘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돈에 눈이 먼 ‘꼼수’가 ‘역사왜곡’에 발목을 잡힘
  • 김유리 인재기자
  • 승인 2021.05.1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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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국 ‘동북공정’의 ‘역사왜곡’에 빌미 제공하게 된 것이며,

사실 ‘동북공정’은 중국 ‘조선족’ 동포에 대한 견제이기도 하다

SBS 월화드라마 '팬트하우스2'를 이어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2회만에 지난 3월26일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PD, 작가, 배우들이 줄줄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삭으러 들지 않고 '중국 자본' 경계령까지 내려지며 향후 제작될 드라마들은 비상이 걸렸다.

사진=sbs
  • 겨우 운을 뗀 ‘조선구마사’, 대체 무엇이 시청자들을 이토록 분노케 한 것일까?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악령을 퇴치하는 독특한 내용을 다룬 한국판 판타지 엑소시즘이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훗날 세종대왕이 되고 훈민정음을 만든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고증된 인물인 충녕대군을 등장시키고, 월병이나 피단같은 중국 음식은 물론 소품들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상업적 ‘꼼수’들이 '동북공정'의 '역사왜곡'에 빌미를 제공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낯을 찡그리게 한다. 안 그래도 코로나 팬데믹에 세계여행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발이 묶여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황인데다가 ‘조선구마사’가 잘못된 불씨로 중국 ‘동북공정’이란 ‘역사왜곡’에 불을 집히며 '반-중' 정서에 기름을 들이부어 분노를 부축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불똥’이 엄한 곳으로 틔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인터넷에 ‘조선구마사’에 관련된 글들을 읽다가 발견한 사실인데,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억측과 함께 블로그에 달린 수십만 조선족 동포들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과 악성 댓글을 접하며 잘못된 ‘반-중’ 정서도 함께 읽어낼 수 있다. ‘조선구마사’는 엄연히 YG스튜디어플렉스가 제작하고 한국 기업들이 투자했으며 SBS가 방영한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동북공정’의 잘못된 ‘역사왜곡’에 대해 간과해서도 안돼겠지만 아직 현재진행중인 ‘동북공정’에 대해 바른 인식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 우선 중국 ‘동북공정’의 ‘역사왜곡’에 대한 그 목적을 살펴보자면...

지난 2001년 6월에 시작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동북 변방의 역사와 현재 상황 계열의 연구 사업이라는 뜻이다. 이들의 연구는 중국 최고 학술기관인 사회과학원과 지린성(吉林省), 랴오닝성(遼寧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둥베이삼성[東北三省]의 성 위원회가 연합하여 추진해 2006년까지 5년 기한으로 진행되었다. 궁극적 목적은 중국의 전략지역인 동북지역, 특히 고구려·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일어날 가능성 있는 영토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 ‘동북공정’은 또한 통일될 한반도의 ‘조선족’ 동포들에 대한 견제이기도 함

​일제강점기(1910년8월)가 시작되며 우리 선조들은 만주 땅(동북삼성)으로 건너와 주로 농경업에 종사했다. 대부분 경상도분들은 하얼빈을 기점으로 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 함경도분들은 연변을 기점으로 지린성[吉林省]에, 평안도분들은 심양을 기점으로 랴오닝성[遼寧省]에서 터를 잡고 거주하기 시작했다. 우리 선조들은 농경업에 게을리하지 않고 독립운동, 항일전쟁, 해방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인정받아 동북삼성에 조선족학교를 설립하고, 우리 민족언어와 문화를 지키며 살았다.

1950년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조선인에게 이중국적을 허락했고, 하지만 1965년에 시작된 10년에 걸친 문화대혁명이 한국과의 연결을 단절케 했다. ​1992년이 되어서야 한국과 국교가 설립되며 교류가 시작됐다. 사실상 한류도 조선족 덕분에 중국에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역으로 주로 농경업에 종사하던 조선족은 한국에 일하러 가서 외화를 벌어들이더니 80만에 가까운 조선족이 이젠 한국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중국에 조선족이 급속히 줄어들고 어느덧 한국인들이 그 수를 채우기 시작했다. 중국에 남겨진 조선족은 한국인들이 도시 중심으로 몰려들어 더 이상 농경업이 아닌 통역사나 다양한 업종에 종사한다.

문제는 ​중국 시골의 조선족학교들이다. 학생수가 줄어들어 10년 전부터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도시로 몰려던 조선족들은 교육수준이 높은 한족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다. 조선족학교의 수능생들은 수능을 한국어로 보고 ‘조선어문’이랑 ‘한어문’을 배워 모국어가 두개인 샘이다. 그런데 중국이 90년대 말부터 ‘서부공정’을 시작하더니 21세기에 들어서며 시작된 ‘동북공정’이 수학, 물리 같은 과목을 중국어로 가르치게 하더니 올해부터 연변지역만 빼고 ‘조선어문’ 교과서가 사라지고 ‘조선어’를 배우며 중국 ‘어문(语文)’을 국어로 가르치고 있다. 사실 현재 우리 조선족들은 갈림길에 서있다.

우리 ​‘조선족’은 ‘얼’이 살아 있는 민족이다. 게다가 우리 조선인은 워낙 교육열이 높아 중국에서 교육수준(한족을 포함)이 제일 높은 민족이란 오래전의 통계가 있다. 조선족들은 지금까지 중국문화를 잘 습득하고 수용해 왔지만 결코 융화되진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견제를 당할 수 밖에......

이것이 중국 ‘동북공정’의 또다른 실체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건 역사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안목이며 우리 스스로가 ‘역사왜곡’에 대한 아무런 반성 없이 괜히 자고 있는 호랑이 코털을 뽑아 굳이 ‘사드’의 전처를 밟을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거대한 중국을 상대하려면 결코 바르르 끓고 마는 ‘냄비’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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