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삼쟁이 권중휘 대표 이야기
흑삼쟁이 권중휘 대표 이야기
  • 양서영 인재기자
  • 승인 2021.06.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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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꿈을 꾸다

[장인]의 사전적 정의 중 하나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이 심혈을 기울여 물건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 예술가를 두루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 돼 있다.

[쟁이]의 뜻은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 또는  '그것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을 가리켜 <흑삼쟁이>라 말하는 <하나STN> 권중휘 대표를 만나보았다.

구구흑삼 권중휘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님. 반갑습니다.

Q. 본인을 가리켜 흑삼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확하게 흑삼의 뜻이 무엇인가요?

A. 흑삼을 말씀드리려면 인삼에 대해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인삼은 뿌리 모양이 사람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귀신같은 효험이 있다고 해서 '신초'로 불리기도 합니다.

'신의 약초'라고 불릴만큼 무병장수 할 수 있는 다양한 효능이 탁월한 허브의 일종입니다.

 

Q. 허브과의 일종이라는 말씀이 새롭습니다. 

A. 향이 나는 약용식물을 총칭하여 허브식물이라 합니다. 모든 허브식물 중에서 가장 강력한 효능을 내는 허브의 제왕은 인삼입니다.

인삼의 학명이 파낙스입니다. '판'은 ''모든'이라는 뜻이고 '낙스'는 치료한다'는 뜻입니다. 이 두가지를 합쳐 풀이하면 '만병을 낫게 한다'는 말이 됩니다.

전세계 식물 중에서 파낙스 학명을 사용하는 식물이 딱 세 가지인데 인삼, 가시오가피, 황칠입니다. 이 세 가지 모두가 우리 산천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을 고려인삼이라 하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은 삼칠삼(전칠삼), 일본에서 생산되는 것은 죽절삼, 북미에서 생산되는 것은 화기삼이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만병통치라는 뜻의 Panax ginseng 이라는 학명은 오직 고려인삼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Q. 처음 듣는 이야기라 놀랐습니다. 갑자기 자부심이 올라오는데요.

A. 한반도는 지형과 기후, 지질이 인삼 생육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Q. 대표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제가 '인삼에 대해 아는 것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삼과 흑삼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인삼은 사람이 밭에서 인공재배한 것이고 산삼은 자연적으로 자생한 삼을 말하고, 산삼의 씨앗을 받아서 인공재배한 것을 산양삼 또는 장뇌삼이라고 합니다.  인삼은 영양성분이 많아 쉽게 상해 보관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삼을 찌고 말리기 시작했어요. 이 과정을 증포라고 합니다. 고대 의서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이 증포를 9회까지 반복한 것을 구증구포 홍삼이라고 합니다.  인삼을 증포하면 붉은 색으로 변해서 홍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구증구포하면 붉어지다 못해 검게 됩니다. 이걸 흑삼이라고 부릅니다.

문화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홍삼이 검은색입니다. 시간이 오래되어 검게 변한 게 아니라 원래 검은색이었던 겁니다.

요즘에 제조되는 홍삼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증일포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구증구포 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구증구포 흑삼

 

Q. 대표님 말씀을 들을수록 점 점 흥미롭습니다. 소비자들이 알면 도움되는 정보가 있을까요?

A. 인삼을 구증구포하면 인삼 고유의 향이 거의 사라집니다. 그렇기때문에 인삼 향이 많이 나는 것은 증포과정이 부족했다고 봐야 합니다.

 

Q. 인삼이 쉽게 상해서 증포하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요. 증포하면 어떤 약효가 있나요?

A. 증포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포닌의 조직을 연결하고 있는 당 성분이 분해되어 흡수가 쉬운 저분자 사포닌으로 바뀌는 것이 핵심입니다.

증포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흡수가 쉬운 저분자 사포닌이 증가하게 되어 효과가 더욱 좋아지게 됩니다. 인삼을 구증구포하면 체질에 상관없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Q. 그렇다면 많이 증포할수록 효과가 좋아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증포를 많이하면 더 좋을까 싶어서 15번을 반복한 실험 결과, 인체에 가장 활성이 강력한 성분이 9회까지는 증가하다 이후에는 점점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구증구포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서 나온 위대한 결과물입니다.

 

Q. 흑삼은 언제부터 만들었나요?

A.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인삼 국제 무역이 활발했던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추정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 곳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쉽게 상하는 인삼의 특성을 고민하던 선조들이 찌고 말리는 방법을 적용하다 조선 초기에 구증구포를 완성하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Q. 앞서 대표님께서 증포를 반복하는 과정의 핵심이 저분자 사포닌에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A. 쉽게 설명드리면 인삼의 주성분인 고분자 사포닌 상태로는 흡수가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저분자 사포닌으로 전환되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고분자 사포닌은 대장에서 흡수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저분자 사포닌은 점막과 소장에서 흡수되어 간으로 유입되고 전신으로 흘러갑니다. 중국에서는 저분자 사포닌을 항암제 보조 치료제로 국가가 공인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의 인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 것이 느껴지는데요. 왜 고려인삼이 세계에서 최고인지 어떤 근거가 있나요?

A. 인삼의 몸통 부위에는 디올계 성분이, 인삼의 잔뿌리와 뇌두에는 트리올계 성분이 다수를 차지 합니다. 디올계 사포닌은 진정작용을 하고 트리올계 사포닌은 흥분작용을 합니다. 

우리나라 인삼엔 놀랍게도 트리올계와 디올계가 거의 절반 정도씩 함유돼 있습니다. 이 말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시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Q. 흑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가장 한국적이며, 세계적인 것을 찾다가 인삼에 주목하게 됐어요. 설명이 필요 없는 품목이어야 했습니다. 그게 인삼이었습니다.

 

Q. 대표님의 흑삼제조기술로 이뤄낸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흑삼원료를 사용한 화장품 18종을 독일 HSE24 홈쇼핑 회사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화장품, 의약품 기초 소재 최강국인데 화장품 기초 소재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독일에도 홍삼은 잘 알려져 있지만 구증구포한 홍삼, 즉 흑삼은 처음 알려진 계기가 됐습니다.

 

Q. 쉽지 않았을거란 짐작이 갑니다.

A. 그렇습니다. 처음 소재 선택부터 완제품 수출까지 7년간 독일측에서 검증했습니다. HSE24 측에서 화장품을 자체 브랜드로 런칭한것은 창사 이래 최초라고 합니다.

 

Q. 제품을 만드는 가치관을 여쭙고 싶습니다.

A. 첫째도 둘째도 정직입니다. 사람들을 살리는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눈앞에 이익을 추구한다면 절대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Q. 대표님만의 흑삼제조기술로 만든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성과는 흡수율입니다. 인삼이나 홍삼의 경우 고분자 사포닌의 비중이 약 95%인데 제 제품은 저분자 사포닌이 약 90%이상 입니다. 인삼중에서 고려 인삼이 독보적입니다. 또한 구증구포 기술 자체가 독보적이기 때문에 이 세상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흑삼을 원료로 만든 <쉬프리>는 갱년기에 아주 탁월하고 <맥스블랙>은 요실금에 탁월합니다.

저분자 사포닌을 입증하는 시험성적서

 

Q.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세계적인 인삼 가공식품과 화장품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기업을 일구고 싶습니다. 또한 고려 홍삼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알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인삼으로 전 세계의 기업들이 한국에 세워지도록 힘을 쏟고자 합니다.

 

Q. 세계시장에서 희소가치가 있다고 확신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모든 제품에 구증구포 고려홍삼(흑삼)이 함유된 것 자체가 독보적이고 희소가치가 있습니다. 거기에 흡수율이 뛰어난 것은 아주 귀한 성과입니다. 인삼의 연구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라고 봐도 무방할만큼 인삼은 신비에 싸인 식물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덕분에 귀한 유산을 이어받았으니 이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A. 제품을 잘 만들면 잘 팔릴 줄 알았습니다. (웃음) 흑삼에만 매달린 세월이 십 년이 넘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고분자 사포닌을 저분자 사포닌으로 전환시켜 인체에 흡수가 쉽게 되는 기술을 완성했습니다. 그땐 모든 고생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새우가 고래를 이길 수 없는 사회적 구조앞에 큰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눈속임으로 마케팅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매일 다짐합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킬 수 있다는 걸 정직한 제품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게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사람의 눈빛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한다. 말은 마음을 때론 감추기도 하지만 눈빛은 감추기가 어렵다. 권중휘 대표의 눈빛은 선량했다.

인삼을 사랑하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인삼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에 기자는 연신 감탄사로 화답했다. 인삼하면 몸에 좋은 것.  이게 기자의 지식이라면 지식이었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라는 문장이 스쳐갔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시간과 정성을 들여 오래 보아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인삼의 마음을 알기 위해 수많은 시간 짝사랑 한 고뇌가 느껴졌다. 인삼을 9번 찌고 9번 말린다니 그 행위 자체가 예술이구나 생각했다. 기자는 숫자에 민감하다. 왜 9번일까? 성서에서 숫자 9는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뜻한다. 흑삼의 효능이 구증구포 했을 때 정점을 이룬다는 점이 신비로웠다. 권중휘 대표가 한 말 중 두 가지가 마음 밑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제품을 잘 만들면 잘 팔릴 줄 알았어요' '새우가 고래를 삼킬 수도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이런 말은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는 말이다. 남다른 사명으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가 거대한 자본앞에서 신음 소리 한마디 못내고 압사한 사례는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사람의 진면목은 어려울 때 나타난다. 권중휘 대표의 사람을 향한 사랑은 환경과 조건을 뛰어넘는 중이다. 이땅의 많은 새우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흑삼쟁이 권중휘! 그의 정직을 응원한다.

<저서> 인삼 그리고 구증구포 흑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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