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중학교 '동아리의 날', 무대에서 소통하는 연극부아이들
시흥중학교 '동아리의 날', 무대에서 소통하는 연극부아이들
  • 편집국2
  • 승인 2015.06.10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7월 '안녕! 우리말' 청소년연극제 참가

오는

▲오는 7월 '안녕! 우리말' 청소년연극제 참가


몹시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연극을 통해 뒤바뀌었다는 배우 김수현이 어느 인터뷰에서 그의 첫 주연작인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바보 연기를 소화해 낸 방법에 대해 묻자 가장 쉬운 접근이 자기 안에 있는 바보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관객이 상상하는 캐릭터 연구와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한 그의 방법은 그만큼 인간의 내면에 다양한 ‘나’가 담겨있음을 시사한다. 그것을 꺼내 보인다는 것은 굉장한 매력이 있지만 아무나 해 낼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에게 연극이나 배우 그 자체가 바로 예술인 것이다. 시흥중학교 학생들이 이러한 예술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시흥중학교(교장 박순희) 동아리 발표에서 연극부의 멋진 무대가 펼쳐졌다.교단에서 내려다보던 아이들을 무대 위로 올려다보는 기분이란 새롭고 신선하다. 그것은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자 그동안 아이들을 바라보던 좁은 시야가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 

▲ 지난 5월 시흥중학교 연극제의 개막을 진행하고 있는 김선진 교사.


이렇게 시작된 연극부가 올해부터 동아리로 운영되면서 3학년이 된 선배들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후배들을 선발하며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연극부의 맏언니이자 부장을 맡고 있는 3학년 김지우 학생은 무대에 대한 감동이 늘 떠오른다고 한다. 


 “이번 연극제는 준비기간이 짧아서 학교 수위 아저씨께 쫓겨나면서까지 모여서 연습했어요. 무대 위에 오르기 전에는 많이 떨리지만 연극을 하는 동안 무대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눈빛 속에서 대사를 칠 때 정말 짜릿해요.”


지우에게 연극부 활동을 통한 교실에서의 즐거움도 크다. “연극을 하면서 수업시간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발표할 때마다 자부심이 있어요, 특히 친구들을 볼 때 공감하며 캐릭터를 연구할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 시흥중학교 연극부 학생들의 무대.

 

■ 다음은 김선진 교사와의 대화


▲ 시흥중학교 김선진 교사.ⓒ코리아톱뉴스

☞학교에서 연극이 갖는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면?


일상에서 ‘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무대가 없잖아요. 진정한 욕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가장 좋은 수단이 연극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알고 표현하고 공감하는 중요한 수단이요.


☞무대 뒤의 연극부 아이들이 궁금해요.


연극부에는 굉장히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있어요. 교실에서는 말을 한마디도 안하는 학생이 연극에서는 적극적인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학급에서 큰 영향력을 보이지 않는 내성적인 아이가 연극 내에서는 리더 역할을 해주기도 해요. 오디션 보러 올 때도 친구끼리 같이 온 아이들은 없어요. 그러니까 사회성이 끈끈한 아이들은 별로 없다고 봐야죠. 그런데 연극부 내에서 자기들끼리의 소속감이 대단해요. 이건, ‘네가 나를 알고 나도 너를 알아. 나는 다 보여줬어.’ 라는 소통의 결과에요. 자기들끼리 돈독해 질 수 밖에 없는 거죠.(웃음)


☞동아리 내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오디션 당시 있었던 일이에요.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친구와 오디션을 보러온 친구가 무슨 이유인지 앙숙의 관계였던 거죠. 결국 오디션 보러온 친구가 영입되어 연극부의 새 멤버가 되었는데 지금은 둘 사이가 무척 친해졌어요.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거죠. 함께 겪으니까...(웃음)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지요?


아이들 연습할 때 분위기는 거의 프로급이에요. 굉장히 진지해요. 선생님이 빠져있을 때는 선배가 주도해 나갈 만큼 체계가 잡혀 있어요. 3개월 만에 연극제를 2번이나 준비한 탓이기도 해요. 동아리 발표무대를 준비하는 2주간은 학교에서 쫓겨날 때까지 함께 모여서 연습한 추억도 있으니까요.


☞앞으로 연극부의 방향이나 비전이 있다면?


처음 막연하게 연극부를 마음에 담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는데 ‘가난한 자들을 위한 연극, 없는 자들을 위한 연극’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 연극을 통해서 꼭 배우나 스타가 되는 것이 다가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소중한 가치들을 나눌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선택해서 만나게 된 극단을 통해 지금의 연극부 아이들을 지도해 주시는 강사님과의 인연도 계속되고 있어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 그리고 학생들과의 인연을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비전이 있다면 혁신학교인 본교에서 현제 제가 소속된 전문학습공동체가 예술교육팀이에요. 팀원과 함께 연극을 끌어다가 공동의 프로젝트 수업을 시도해 보고 싶어요.


시흥중학교 연극부는 극단 포이에시스 우승현 강사의 지도로 오는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15 언어문화개선 ‘안녕! 우리말’ 청소년 연극제 예선에 창작극 ‘2015년 학교’로 참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