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단상] 뒷담화에 대한 고찰
[간호사의 단상] 뒷담화에 대한 고찰
  • 김혜선 인재기자
  • 승인 2021.08.1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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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6일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이 시행 2주년을 맞았다. 이 법은 업무 능력의 비방, 정당한 사유 없는 정보 미제공, 의사결정 과정 배제 및 전환 배치 등의 악용에서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는 행위 중에는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나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가 포함된다. 사람이 여러 명 모이게 되면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만들어지며 진실인 것처럼 퍼지기도 하고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포장되어 떠돌기 시작한다.

 

뒷담화의 사전적 뜻은 ‘남을 헐뜯는 행위 또는 그러한 말’이며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의도적이며 자의적으로 이뤄진다. 오프라인 및 온라인 댓글 등의 뒷담화는 말의 홍수를 더한다. 말은 하는 사람의 입과 귀를 먼저 통과한다. 부정적으로 흘러넘친 말은 상처와 괴롭힘을 남기며 이때 말하는 자신에게 가장 먼저 타격이 온다. 누군가의 뒷얘기는 당시에는 재미있을지 모르나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 내면의 갈증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하면 할수록 자신의 영혼을 고갈시킨다.

 

사람들은 왜 뒷담화를 할까? 주된 이유는 자신을 높이려는 심리 때문이다. 뒷담화를 하는 이는 남을 깎아내리고 상대의 안 좋은 상황에서 우월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또한 앞에서 말할 자신은 없고 뭔가 보복은 하고 싶을 때 뒷담화를 한다. 볼테르는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라고 했다. 기업가 김승호씨는 “조금이라도 유명해지거나 앞으로 나서면 이유 없이 돌을 던지는 사람이 생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못나서가” 아니며 “그런 것들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던진 돌”과 같기 때문에 “일부러 달려들어 내 얼굴에 돌을 갖다 댈 필요가 없다”라고 이야기해준다. (김승호,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또한 누군가 내 뒤에서 수군거린다면 “그래서 그들이 내 뒤에 있는 것”이라는 통쾌한 다독임까지 준다.

 

방송인 유재석씨는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라면, 뒤에서도 하지 말라”라고 했다. 또 오프라 윈프리는 “주변에 험담하는 사람을 멀리하라”라고 했다. 부정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말의 품격』에 나오는 글귀처럼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나고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은 우리 생활의 필수요소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고 천 냥 이상의 빚을 지게 만들 수도 있다.

 

조던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의 법칙 8.에서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뒷담화를 함으로써 어색함을 깨뜨리려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사이가 돈독해질 거라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말에는 에너지가 있으며 공기 중에 퍼져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나님은 말로써 혼돈을 질서로 바꾸었고, 남자와 여자가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지금 우리도 말을 통해 혼돈을 질서로 바꾸고, 미래의 많은 가능성을 실재하는 과거와 현재로 바꾼다.” (조던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나에게서 출발한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물들을 만들어낸다. 주변을 혼동에 빠뜨리는 것, 질서로 만드는 것의 출발은 모두 나의 입이다. 뒷담화는 거짓과 의견이 추가되어 부풀어진다. 부풀림 속에 진실과 품격이 있기는 어렵다. 나의 말속에서 부풀림을 제거하고 뒷담화를 멀리하자. 허황된 말의 비중이 감소하면 말과 행동의 품격은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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