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서평> 스펙을 부수다, '제로스펙'을 만들다
<도서 서평> 스펙을 부수다, '제로스펙'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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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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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S 인재혁명,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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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을 말하기에 괴물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다. 괴상한 형체를 갖고 있지 않아도 비정상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또한 괴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 4점대 학점, 한국어, 한국사 자격증, 컴퓨터 활용능력, 해외 봉사, 인턴 경험까지 두루 갖춘 괴물이다.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괴물의 능력치는 대한민국 평균이라고 한다. 스펙을 장착한 괴물들의 주목적지는 한강다리 밑이 아닌 대기업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평범한 괴물보다 '스토리가 있는' 괴물을 선호하게 되고 괴물들은 다시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자 청년실업의 실상이다.


대한민국이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의 안건에서 청년실업문제는 당연히 기형적일만큼 비정상이다. 물론, 경제성장률과 일자리가 비례하기 때문에 공급보다 많은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능력을 갖추고도 취업의 고배를 마셔야하는 청년들이 다수다.


그들을 괴물로 만드는‘스펙'이라는 단어는 취준생들에게 참 고단하고도 혐오스러운 단어라 생각한다. 혹자는 이런 스펙만 쌓을게 아니라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며 유니크한 괴물을 주문한다. 사람다움이 묻어나야 할 인재가 사라지고 어디선가 주문제작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병들고 있으니 대한민국도 함께 병들고 있다. 굳이 잘못의 원인을 찾자면 양비론을 택하고 싶다. 모험심과 주체성이 부족해 남들과 같아지려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런 젊은이들을 만든 사회의 고질적인 관습 또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에게 꿈이 없다고 비난하기 싫다. 그들에게도 꿈이라고 말할 만한 '좋아하는 일'이 있었지만 뒤늦은 방황의 결과로 택한 곳이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NCS 국가직무능력표준'이 등장했다. 취준생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단어인데. 아직도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린다. 도서 <제로스펙>은 NCS을 기반으로 스펙을 부수고 새로운 인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NCS는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의 약자로 국가차원에서 어떤 직업이나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이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필요로 하는 능력단위를 도출하여 제시한 기준이라 한다. 이를 통해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을 채용하게 되므로 더 이상 불필요한 스펙이 없어도 되는 것이다.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저자는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도와주기 위해 KBS 특집 다큐 <NCS 인재혁명>제작에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제로스펙>을 저술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사태 이후 청년실업문제가 대두되었고 근 10년간 NCS 체계를 만들기 위해 힘썼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청년실업의 해답을 유럽 선진국가의 사례를 통해 찾고 있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NCS와 비슷한 체제를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각각의 직무에 적합한 교육을 받고 취업까지 연계시키는 국가역량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인력이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낭비도 줄이고 교육생 또한 만족도 높은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 올해부터 우리나라도 공기업의 채용방식으로 NCS를 도입했으나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과연 NCS를 통해 학벌중심이라는 뿌리 깊은 사회 고질병을 고치고 각자의 적성에 맞는 능력을 계발, 취업까지 연계시키는 튼튼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을까.


아쉽게도 완벽한 대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변화라는 움직임에는 반작용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개선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변화는 일어나야한다. 한국에서 NCS가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제로스펙을 읽으면서 가능성을 보았다. 좀 더 희망찬 대한민국을 꿈꾸게 되었다.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수많은 하기 싫은 일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남들과 다르다면 다른 길을 가라'이다. 우린 태어났을 때부터 다른 적성과 흥미분야, 색다른 환경을 지니고 태어났다. 대학을 가고 공부를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자신의 행복이 타자에 의해 결정될 수는 없다. 지금 대학민국을 살아가는 괴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스스로 괴물이 되고 싶어서 된 거냐고 말이다. 이제는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괴물이 아니라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한 괴물이 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모두가 다양한 색깔로 빛나는 인생의 주인공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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