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박사의 서번트 리더십 특강(4)
박성준 박사의 서번트 리더십 특강(4)
  • 김경태
  • 승인 2017.07.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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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 리더십의 진정한 모델은 예수의 리더십...선교공동체로서의 교회 본질 회복과 선교적 영향력 확장 위해 서번트 리더십에 주목해야
박성준

▲ 박성준 박사 / 숭실대학교 초빙교수

서번트 리더십을 주창한 그린리프는 자신의 서번트 리더십 모델을 헤르만 헷세의 작품인 ‘동방순례’에 등장하는 ‘레오’라는 인물을 통해 찾았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소설 속의 레오는 맨 처음에는 순례단을 섬기는 하인이었다가 나중에 순례단 최고 리더로 밝혀지는 신비한 인물이다.

 

그러나 사실 그린리프가 제시한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는 모델은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리더십이다. 특히 그린리프가 기독교 개혁분파인 퀘이커교도(Quaker)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과 모형을 예수의 리더십에서 영감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한편 신약성서에서 예수의 서번트 리더십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내용은 <마태복음 20:25-28>이다. 당시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의 많은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 ‘세속적인 권력의지’에서 비롯된 갈등 상황에 자주 빠지곤 하였다. 이에 이처럼 제자들이 지속적으로 세속적 권력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 간에 분노와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을 인식한 예수는 그들을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복음 20:25-28>

 

흥미로운 점은 위의 예수의 가르침 속에서 그린리프가 제시하는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적인 특징이자 서로 상반된 상호 역설적인 개념이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의 통합된 개념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즉 ‘크고자(great)하는 자는 섬기는 자(servant)’가 되어야 하고, ‘으뜸(first)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servant)’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 내용이다. 바로 이런 특징이 그린리프가 동방순례에 등장하는 레오라는 인물에게서 발견한 ‘하인’과 ‘최고 지도자’의 모습이 동시에 혼재하는 서번트 리더의 모습이며, 이렇게 리더가 리더인 동시에 종이 되는 서번트 리더십의 특징이 기존의 다른 리더십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점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예수는 단순히 서번트 리더십에 대해 가르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몸소 서번트 리더십을 실천한 실천가였다는 점이다.

 

신약성서에 따르면 예수는 본래 하나님의 본체이지만 하나님과 동등함을 취하지 않고 사람의 몸을 빌려 자신을 낮추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까지 순종했다<빌립보서 2:6-8>. 또한 예수는 본래 왕이지만 이 땅에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실제로 당시 종과 제자들이나 하던 발 씻는 일을 직접 손수 나서서 제자들에게 행하면서 그들도 훗날 이렇게 서로 발을 씻어주는 섬김의 공동체가 되라는 이상을 심어주기도 했다<마가복음10:45; 요한복음 13:15>.

      

따라서 이처럼 예수가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서번트 리더십은 당연히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를 이끄는 모든 기독교 지도자들이 따라야 할 리더십 표준이자 모든 기독교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근 교회의 본질적 사명의 회복을 강조하는 ‘선교적 교회론’에서도 서번트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즉 기존의 전통 교회들이 사역적 관심과 에너지를 주로 교회 내부에 초점 맞추어 온 것에 반성하면서, 교회가 교회 밖 세상을 향해 영향력을 미치고 섬기는 진정한 선교공동체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교회의 사역자와 지도자들이 자기 자신이나 교회만의 이익이 아닌 지역사회의 필요를 우선시 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진정한 선교공동체로서의 교회의 본질 회복과 선교적 영향력 확장을 위해 다시 한번 예수가 몸소 실천하고 가르친 ‘서번트 리더십’에 더 깊이 주목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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