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병사들 잡초뽑기·제설작업 안한다…민간인력에 맡겨
내년부터 병사들 잡초뽑기·제설작업 안한다…민간인력에 맡겨
  • 김시온
  • 승인 2018.08.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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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육군 11개 GOP사단, 해·공군 전투부대 등 대상...2021년 전군 확대

제초

▲ 제초 작업에 나선 장병들 모습제초 작업에 나선 장병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16일 내년에 육군 11개 GOP(일반전초) 사단과 해·공군 전투부대의 제초와 제설 등 청소 작업을 민간인력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행할 적용 대상은 GOP 사단과 해군 작전사령부 및 함대사령부, 공군 비행단 활주로, 해병 전방부대다.

2020년에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내년 1월 창설 예정), 해군 기타 전투부대, 공군 기동비행단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2021년에는 육·해·공군 후방 및 지원부대로 전면 확대된다.

병사들이 해왔던 제초 및 제설작업을 민간인력에 맡기면 2021년까지 3천9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추산했다.

국방부는 GOP 사단의 좁은 보급로 제설을 위해 다목적 트랙로더를 추가로 보급할 예정이다.

잡초는 적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철책 앞 시야를 가리거나 갈라진 도로 틈을 파고들어 경계임무 또는 통행에 지장을 준다.

가을과 겨울에 탄약고 주변의 잡초가 말라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육군 조사에 따르면 전방의 1개 GOP 사단의 평균 제초 대상면적은 약 93만㎡로, 이는 축구장 110여 개와 맞먹는다.

각 부대에서는 잡초 제거를 위해 제초 전담 병사를 따로 운영하거나 평일 일과시간 전후 또는 쉬어야 할 주말에도 병사들을 차출하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은 여름에는 잡초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 GOP 사단의 경우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제초작업을 할 때도 있다. 더운 날씨 속 제초 작업은, 병사들에게 그야말로 '재앙'을 통한다.

병사들은 낫과 장갑 낀 두 손을 이용해 잡초를 제거한다. 골프장처럼 평탄한 지역이 아니라 차량식 제초기는 쓸 수 없고, 예초기도 돌이 튀는 사고의 우려가 있어 경험이 없는 병사들은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다.

작년 7월 GOP 지역에 근무하는 병사 1천여 명을 대상으로 '민간인력 활용이 가장 필요한 분야'를 묻자 66.4%가 '제초'라고 응답했다.

사단·연대 본부처럼 간부들만 사용하는 건물은 물론이고, 취사식당과 창고, 종교시설, 체육·편의시설, 면회실, 야외훈련장, 강의장 등 각종 공동시설의 청소는 병사들 몫이다.

국방부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이 '내가 풀이나 뽑으려고, 눈이나 쓰레기나 치우려고 군대에 왔는가'란 자조 섞인 생각이 더는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제초와 청소 업무는 예산을 확보해 점차 민간인력으로 대체하고, 제설작업에는 장비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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