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10도를 기록하며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였지만,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94㎍/㎥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 역시 70㎍/㎥로 '나쁨' 수준이다.
포근한 날씨로 시민들의 옷차림은 가벼웠지만, 얼굴에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두꺼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송파구의 주택단지 인근에서 마스크를 쓰고 자전거를 타러 나온 김 모(53) 씨는 "날씨가 따뜻해서 운동하기 위해 외출했다"면서 "미세먼지가 안 좋다고 해서 마스크를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봄이 오면 나가서 놀고 싶고 자연을 느끼고 싶은데 마스크를 써도 불안해서 바깥에 오래 있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1호선 도봉역 인근에서 과일을 파는 노점상인 이 모(65) 씨는 한눈에 봐도 두꺼운 방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이씨는 "건강도 안 좋은데 미세먼지 신경을 안 쓸 수 없다"면서 "손님이 평소보다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다녀왔다는 장 모(18) 군은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자꾸 김이 서려 시야를 가린다"면서도 "자전거 타면서 미세먼지를 다 마시는 것보다는 (김이 서리면) 안경을 닦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서울대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졸업사진을 미리 찍는 학생들 역시 미세먼지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서울대 캠퍼스에서 졸업사진을 찍는 이 모(25) 씨는 "사진을 잘 찍으려고 화장을 했는데 마스크 때문에 화장이 자꾸 번진다"며 "날씨는 따뜻해서 좋은데 미세먼지 때문에 목까지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대 캠퍼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교통정리를 하는 청원경찰 김 모(49) 씨는 "밖에 오래 있다가 집에 가면 목이랑 눈이 따갑다"며 "미세먼지 심한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마스크를 쓴 채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송 모(26) 씨는 "원래는 캠퍼스 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미세먼지가 심해 카페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대학원생인 김 모(24)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콧물도 나고 목이 따가워서 점심시간에 멀리 나가고 싶지 않다"며 "요즘에는 교수님들도 점심을 배달해 먹자고 해서 보통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건물 안에서 밥을 먹는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