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가정폭력 피해자의 소리
코로나 시기, 가정폭력 피해자의 소리
  • 권기숙 인재기자
  • 승인 2021.05.14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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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출처 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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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중에 하나가 가정폭력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자가격리가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가족 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두기는 반대로 더욱 밀접해졌다. 그와 함께 가정폭력의 기회는 더 늘어났다.

미 CNN에 따르면 뉴욕 나소 카운티에서는 자택 대피령이 내려진 이후 가정폭력 사건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0% 증가했고, 영국의 경우 이동 제한령이 시행된 후 영국 북아일랜드에서도 가정폭력이 20%가량 늘었다. 그리고 프랑스도 이동 제한령을 시행한 후 일주일 만에 가정폭력이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4월 경찰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작년 1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112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4만 5,0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 7,378건과 비교해 4.9%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가정폭력 신고율은 1%로 매우 낮기 때문에 신고만으로 가정폭력의 증감을 예단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피해자나 가해자가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 같은 공간에 머무는 시간 때문에 오히려 신고를 할 기회조차도 얻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신고를 하더라도 그 이후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국여성의전화 전체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가정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1월 기준 26%에서 2월 43% 3월 41%를 차지했다. 이는 가정폭력 신고에 대한 신고 수만 줄었을 뿐 가정폭력이 감소했다는 뜻은 아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영국은 코로나19로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가정이 가정폭력 위험을 피하고 도움을 구하려면 집을 떠나도 된다며 이 경우에 이동 제한에 대한 처벌을 받는 일은 없다고 한다.

스페인의 경우 가정폭력 가해자와 함께 동행 시에는 몰래 신고할 수 있도록 동네 약국에 일종의 암호로‘마스크 19 주세요’를 만들었다고 한다. 캐나다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 지원책으로 4백만 달러(한화기준 약 48억원)을 여성재단 성폭력센터에서 지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제한에 대한 메시지만 전달할 뿐 가정폭력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회적 메시지는 부족했다.

이에 여성인권 상담 최선혜 소장은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어떤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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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대부분의 가해자는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강자일 것이고, 피해자는 그 힘에 제압 당하는 약자일 것이다. 피해 대상이 일반적으로 여성과 자녀들이 대부분이다. 가정폭력은 피해자들의 인생을 암울하게 만들 뿐 아니라 후유증도 오래가게 만든다.

특히 성장기의 자녀들이 피해자가 된다면 더욱 심각하다. 가해자로 인한 불안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폭력이 되물림 되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시기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성격이 더 예민해졌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가정폭력은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어두운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가정폭력을 가족 내 문제로만 여기지 말아야 하며 강력한 피해자 지원정책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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