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아파트서 방화·흉기난동으로 12살여아 등 사망5명·부상13명
경남 진주 아파트서 방화·흉기난동으로 12살여아 등 사망5명·부상13명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9.04.1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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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생전 처음 겪는 일에 공포…범인이 덩치 큰 지인은 그냥 보내줘"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 난동 사망 사건이 발생한 현장. 아파트 출입구 바닥에 사건 당시 끔찍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 주민들의 핏자국이 곳곳에 가득하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주민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 난동 사망 사건이 발생한 현장. 아파트 출입구 바닥에 사건 당시 끔찍한 상황을 대변하는 듯 주민들의 핏자국이 곳곳에 가득하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주민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경남 진주 아파트에서 방화 뒤 흉기 난동을 부려 10여명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과거 조현병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체포된 A(42)씨가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주변인들로부터 확보하고 병원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4시 29분께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뒤 계단으로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 2개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흉기 난동으로 10대 여자 2명과 50∼70대 3명이 1층 입구·계단, 2층 복도에서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모두 숨졌다.

흉기로 인한 부상자 5명은 주차장과 1층 입구 등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 8명은 화재 연기를 마시거나 과호흡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A씨를 피해 옥상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주변인들에게서 A씨가 조현병을 앓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가좌동 한 아파트 1층에 사는 유모(63)씨는 "새벽에 '쿵' 소리가 나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밖으로 나와봤더니 두 사람이 바닥에 피를 흥건하게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한 뒤 조금 있으니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더라고요. 당시 현장은 아수라장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씨는 다른 행동을 취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주민들도 하나둘씩 밖으로 달려 나왔다.

모두 어두운 표정에 경황이 없어 보였다.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빠져나온 사람도 있었다.

어떤 주민은 '엄마, 엄마'라고 외치며 오열하기도 했다.

유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곳은 임대 아파트라 많은 입주민이 혼자 살고 있었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들은 아파트 건물 안으로 진입해 부상자와 사망자들이 이송하기 시작했다.

꼭두새벽에 주민과 출동한 소방대원·경찰 수십명이 아파트 밖에 뒤엉켜 현장은 재난 현장을 방불케 했다.

유씨는 "총 7명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일 마지막에는 어린아이 한 명이 실려 나왔다"고 말했다.

얼마 후 경찰들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고함과 쇠가 부딪히는 소리 등이 들리더니 큰 키에 호리호리한 남성 한 명이 붙들려 나왔다고 그는 전했다.

유씨는 "아는 지인 얘기를 들어보니 대피하던 중 아파트 2층 계단에서 범인과 마주쳤는데 그 사람은 손에 흉기를 쥔 채 자기를 노려봤다고 한다"며 "그런데 지인이 덩치가 커 힘깨나 쓰게 생겨서 그랬는지 지켜보기만 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전 이런 일은 겪은 적이 없다 보니 무섭고 섬뜩하다"며 "같은 동에 사는 식당 아줌마도 사건에 휘말려 다친 것 같은데 지금 연락이 되지 않아 너무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사건 당시 충격으로 인해 그는 아직 집에 들어갈 생각도 못 하고 속절없이 밖에서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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